척추관절 통증에 시달리는 노인 10명 중 6명이 비만으로 나타났다. 하이병원은 최근 척추관절 통증으로 내원한 60세 이상 노인 94명을 대상으로 체지방 측정을 실시한 결과 66%(62명)가 비만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경도비만 노인까지 합치면 과다하게 살찐 노인은 무려 81%(76명)에 육박했다.
이번 조사결과 비만 노인 중 45%는 ‘허리통증이 심하다’다고 밝혔으며 무릎 33%, 어깨 14%, 기타 8% 순으로 척추관절 통증을 호소했다. 복부체지방률 분석에도 74%가 과다하게 나타났으며, 복부내장비만인 비율도 34%에 달했다.
복부지방은 남성보다 여성노인이 월등히 많았다. 남성 노인의 평균 복부체지방률은 18%, 여성 노인은 무려 8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내장지방 과다인 비율도 남성은 9%, 여성은 33%로 3배 이상 차이났다.
이동걸 하이병원 원장은 “노년층의 비만은 척추관절 건강에 치명적”이라며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면서 근육량이 줄어 척추관절을 지탱하는 힘이 떨어지고, 특히 복부비만이 심하면 척추전만증이 악화되면서 추간판(디스크)이 신경을 눌러 통증이 발생시키는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몸무게는 허리뿐만 아니라 무릎 건강을 악화시킨다. 몸무게가 1㎏ 증가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3~5㎏ 늘어난다. 무릎 안쪽에 하중이 실리면 무릎연골이 빠르게 손상되고 관절내 염증이 심해지면서 퇴행성관절염이 동반될 수 있다.
뼈를 구성하는 요소인 무기질 함량이 부족한 노인도 많다. 전체 응답자 중 17%가 무기질 부족, 15%는 골격근량 미달로 조사됐다. 무기질이 부족할 경우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노인은 무리한 다이어트를 삼가는 게 좋다. 특히 척추·관절질환을 앓는 노인은 통증관리부터 신경 써야 한다. 이동걸 원장은 “비만한 사람은 척추를 지지해줄 수 있는 근육량이 떨어지고 그 빈자리를 지방이 채우기 때문에 척추가 받는 부담감이 커져 통증이 발생한다”며 “통증 탓에 운동이 힘들면 감압신경성형술, 고주파수핵성형술 등 비수술치료법으로 통증을 줄여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지나친 유산소운동은 골밀도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