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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인데 뇌졸중이 웬말 … 흡연·고혈압·대상포진 등 원인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5-12 18:27:05
  • 수정 2020-09-13 19: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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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40대 18% 차지, 사회경제적 후유증 더 커 … 피임약 복용, 선천성 혈관질환도 영향
45세 이하 성인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은 고령층의 질환과 발병원인이 다를 수 있어 ‘젊은 성인기 발생 뇌졸중’으로 따로 분류된다.뇌졸중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젊은층의 발병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가천대 길병원 뇌졸중센터가 2000년 1월부터 2013년 9월까지 뇌졸중(초진)으로 방문한 환자를 조사한 결과 30~40대가 18%를 차지했다.

이 질환은 나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부정맥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지지만 단순히 노인에서만 발생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영배 교수는 “뇌졸중은 신생아나 어린이를 포함해 젊은층에서도 발병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의학적으로 대략 45세 이하 성인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은 고령층의 질환과 발병원인이 다를 수 있어 ‘젊은 성인기 발생 뇌졸중’으로 따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젊은층의 뇌졸중을 유발하는 주원인은 흡연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결과 45세 이하 젊은 남성 뇌졸중 환자의 약 45%는 흡연, 29%는 고혈압이 주요 발병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상포진도 뇌졸중 발병 위험을 평균 1.9배 가량 높인다. 특히 30세 이하 젊은층에서 발병률 상승이 두드러진다. 서울아산병원 연구결과 연령대별 대상포진 후 뇌졸중 발병 위험은 18~30세 미만 2.04배, 30~40세 미만 1.7배, 40~50세 미만 1.43배, 50~60세 미만 1.23배, 60~70세 미만 1.24배 등으로 나이가 낮을 수록 높았다.

대상포진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도도 다르다. 권순억 교수는 “얼굴에 생긴 대상포진은 몸과 다리에 생기는 경우보다 뇌졸중 위험도가 더 크고, 대상포진이 생긴 후 몇 년 뒤까지 발병 위험이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대상포진 환자에서 뇌졸중 위험이 높은 것은 바이러스가 여러 경로로 대동맥에 침범해 혈관염을 일으키거나, 체내 면역학적인 반응에 문제가 생기거나,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명확한 기전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선천성 혈관질환, 섬유근이영양증, 모야모야병, 루프스(낭창) 및 류마티스관절염과 연관된 혈관염, 편두통, 혈액응고억제인자인 항트롬빈Ⅲ·C단백·S단백 등의 결핍 및 기능이상, 혈전용해장애, 응고인자 증가, 항인지질항체증후군 등 자가항체증가, 피임약 복용 등이 젊은층에서 뇌졸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족 중 뇌졸중이 발생하면 환자 못잖게 가족들의 사회·경제적 부담도 크다. 더욱이 젊을 때 나타난 뇌졸중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힘들 정도로 후유증이 크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부터 개선하는 게 우선이다. 등산, 레포츠 등 꼭 격렬한 운동을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평소 생활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걸어서 출·퇴근하기, 엘리베이터 타지 않고 계단으로 올라가기, 의자에 앉지 않고 서서 일하기, 서서 청소하기 등이 해당된다. 과격한 운동 없이 일상생활에서 움직임만 늘려도 하루 에너지소비량은 20% 증가한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토마스 픽커링 미국 뉴욕 코넬대병원 메디컬센터 박사는 “스트레스에 반응해 부신에서 생성되는 에피네프린(epinephrine)은 혈관을 급격히 좁아지게 만들고 피의 흐름을 막아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야기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뇌졸중 전조증상은 갑자기 생길 수도 있고, 보통 몇 분 정도 지속되다가 없어지기도 한다. 뇌졸중이 발병해 병원에 도착한 환자 중 98%가 편측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 등 5개 증상을 호소한다. 이 중 편측마비가 54.8%로 가장 많았으며 의식장애(27.5%), 어지럼증(10.5%), 시각장애(2.8%), 심한 두통(2.3%) 등이 뒤를 이었다.

뇌졸중은 뇌에 산소·영양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혈전(피떡)으로 막혀 발생한다. 국내 3대 사망질환 중 하나로 사망률은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과 비슷하지만 후유증이 심각해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
보통 뇌혈관이 혈전에 의해 막히는 뇌경색과 아예 터져버리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이영배 교수는 “국내의 경우 과거에는 뇌출혈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진단법과 항고혈압제가 발달하면서 선진국처럼 뇌경색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뇌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으므로 뇌 관련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비만하거나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게 주의하고 담배와 과음은 피해야 한다”며 “편측마비, 편측 감각이상, 발음장애 등이 나타나면 민간요법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3~6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뇌졸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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