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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성장기 크론병 소아 ‘영양요법’, 스테로이드 부작용 줄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6-05-11 12:32:34
  • 수정 2020-09-13 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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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수영양식 향미 높이면 영양요법 순응도 올라가 치료효과도 커져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크론병은 20세기 들어서 국민소득이 높은 스칸디나비아국가 등에서 급증하고 있습니다. 소아일 때 발병하는 확률이 20~25%로 높은데, 성인에게 시행하는 스테로이드 중심의 약물치료는 아이들 성장에 불리해요. 이 때문에 특수영양식을 이용한 영양요법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위생과 영양상태가 좋은 북유럽 등 서구선진국에서의 크론병 유병률이 한국의 10배 이상으로 높다”며 “한국도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아 크론병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는 2010년 1만2770명에서 2014년 1만8503명으로 4년만에 45% 증가했다.

문 교수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소아영양학 전문가로서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 재무이사를 맡고 있다. 소아과학회가 2011년 발간한 ‘임상의를 위한 청소년 영양 길라잡이’ 출간에 공저자로 참여했으며, 소아 희귀난치성질환의 식이요법 치료 및 관련 유전자 규명에서 앞서가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냉장고가 보급되고 유제품 등도 완전 멸균된 것이 주를 이루면서 오히려 크론병이 늘어났다”며 “세균과 공존하던 인간의 장에서 세균이란 변수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 인체 면역기능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유전적으로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일부 사람에게서 크론병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너무 깨끗한 데서 정제된 고농축 음식을 먹으며 살 때 병이 나타나는 것을 ’위생가설‘이라고 한다”며 “크론병은 이상면역상태로 장에 염증이 과도하게 나타나고 조절되지 않은 채 반복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공학에 의한 먹거리의 품종개량도 크론병 발병 요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소아크론병은 영양장애를 일으켜 성장·학업·정서발달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장내 염증관리가 중요하다. 염증이 심하면 성장이 지체되므로 장내 점막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크론병에서 장절제술은 권장하지는 않는다. 내과적 치료를 우선하다가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 병소를 국소적으로 절제하게 된다. 

문 교수는 “약 3개월에 걸쳐 처음엔 스테로이드를 과량 투여했다가 점차 계단식으로 줄여나가는 게 미국식 치료지만 성장과 뼈 건강에 불리하고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유럽 의사의 50%가 선호하는 영양요법은 이런 부작용을 피하면서도 약물요법과 대등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10%가량만이 영양요법을 쓴다.

영양치료는 그 동안 발표된 수많은 연구논문과 임상시험에서 검증된 단백질·탄수화물·지방질의 황금비율 식이를 환자가 섭취토록 해 영양소의 소화·흡수를 용이하게 한다. 특히 영양치료에 쓰이는 특수영양식의 단백질은 100% 아미노산으로 이뤄져 소화·흡수가 쉽게 이뤄진다.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고 거시적으로는 소아 환자의 성장발달(체중 증가)과 정서적 안정도 이끌어낸다.

영양치료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면 시행하기엔 한계가 있다. 가수분해한 가공식품이라 맛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 아미노산은 쓴 약 같은 맛을 내기도 한다. 가뜩이나 식욕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고역이다. 한독에서 내놓은 ‘엘리멘탈028엑스트라’는 오렌지향으로 이같은 거북스러움을 개선했다. 3대 열량 영양소 외에 미네랄·비타민도 풍부하게 담았다.

문 교수는 “특수영양식 제품은 어느 것이나 구성 영양소는 같지만 환자의 영양요법 순응도를 끌어올리려면 향미가 좋고 자극이 덜해야 한다”며 “’엘리멘탈028엑스트라‘는 ’맛의 기술‘로 이런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환자나 보호자 중 일부는 영양치료만으로 크론병을 관리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보조적인 수단이다. 하루 세끼를 특수영양식으로 섭취하는 환자는 드물고 보통 한두 끼를 특수영양식으로 대용한다. 문 교수는 “국내선 병원마다 다르지만 환자의 10~40%에 특수영양식을 처방한다”며 “처음 한달 동안은 관해요법(증상을 악화되지 않을 수준까지 낮춤)으로, 이후엔 유지요법으로 섭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환자 영양요법 순응도는 30% 미만이지만 증상이 나빠지면 절실해진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먹어 50% 이상으로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모자보건사업의 하나로 18세 미만의 크론병 및 단장증후군(소화기질환 등으로 장을 절제해 소화o흡수문제가 생긴 경우)에 ‘엘리멘탈028엑스트라’, ‘네오케이트’ 같은 특수영양식을 필요량의 50%까지 제품으로 지원하고 있다. 매월 1~5일 지역보건소에 지원신청서와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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