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대한 ‘스피리바’(성분명 티오트로피움 브롬화일수화물, tiotropium bromide monohydrate)+흡입 지속성 베타-2작용제(LABA, long acting β2-agonist) 치료에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inhaled corticosteroids)를 추가할 경우 치료효과를 확인하는 데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 수치검사가 도움된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관련 임상 ‘WISDOM’ 결과는 ‘란셋호흡기학저널’(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게재됐다.
사후분석 결과 기존 스피리바+LABA 병용요법에 ICS를 추가했을 때 전체 중증 환자의 20%에서만 악화·재발 위험이 추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CS를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폐렴·골다공증·당뇨병의 발병 및 악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악화·재발 위험이 추가 감소된 20%의 환자는 혈중 호산구 수치가 4%(300개/㎕) 이상으로 확인돼 위험 감소효과를 보이지 않은 다른 환자(80%)에 비해 높았다.
이같은 결과는 간단하고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호산구수치검사가 스피리바+LABA치료법에 ICS를 추가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소수의 환자군을 파악하는 데 도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WISDOM 임상은 52주간 대규모로 시행됐으며 스피리바+LABA 병용투여 시 악화된 경험이 있던 중증~매우 중증인 COPD환자에서 ICS 치료중단의 영향에 대해 평가했다.
이번 임상에 참여한 환자군에서 ICS를 완전히 중단한 후 최저폐기능(FEV1, 1초간 강제호기량) 값이 감소했으나 혈중 호산구수치와 ICS 중단으로 인한 폐기능변화 간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피터 칼버리(Peter Calverley) 영국 리버풀대 호흡기·재활의학과 교수 겸 책임연구자는 “지속성 기관지확장제는 COPD 관리의 핵심 치료법이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ICS가 COPD치료의 모든 단계에서 사용된다”며 “이번 연구로 어떤 환자가 ICS치료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더 확실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윌리엄 메자노트(William Mezzanotte) 이 회사 호흡기치료 분야 부사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COPD 치료에서 ICS의 적절한 사용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향후 추가 논의 및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OPD의 증상 악화는 환자의 예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환자들의 병원 입원을 야기하거나 사망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GOLD 가이드라인은 중증~매우 중증의 폐기능부전 환자와 악화 위험이 큰 환자에게만 ICS가 포함된 치료법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