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자체 개발 중인 유전자재조합 B형간염 항체치료제 ‘GC1102’의 세계 최초 상용화 가능성을 보였다. 녹십자는 지난 3~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22회 ‘세계간이식학회’에서 런천 심포지엄을 열고 GC1102의 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GC1102는 B형간염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로 구성된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바이오신약으로 기존 혈장유래 제품에 비해 순도가 높고 B형간염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2013년에는 기존 혈장유래 제품보다 안전성·효능·편의성 등이 크게 개선된 게 인정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녹십자는 간이식수술 후 B형간염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2014년부터 B형간염을 기저질환으로 하는 간이식환자를 대상으로 이 신약의 유효성과 적정 용량을 탐색하는 임상 2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송기원 임상 총책임자 겸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 교수는 “이번 임상에서 투여 용량을 달리한 두 시험군 모두 28주 동안 B형간염 재발 건이 없었다”며 “기존 혈장유래에서 유전자재조합 방식 B형간염 항체치료제 시대로의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대우 녹십자 전무는 “GC1102 개발속도가 관련 약물 중 가장 빠르기 때문에 세계 최초의 유전자재조합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항체작용 단백질) 제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용화되면 기존 원료혈장의 제한적 수급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5년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 약 2억4000만명의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다수가 간경변·간암으로 악화돼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은 약 1억명 이상의 만성 B형간염 환자가 있어 향후 간이식 증가와 함께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