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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기 본격 가동 … 암치료 패러다임 바꾼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4-28 16:15:27
  • 수정 2016-05-17 19: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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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조직 영향 최소화, 척색종 치료효과 80% 기대 … 암세포 진단 돕는 콘빔CT 장착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양성자치료기의 시범운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양성자치료기 도입으로 수술부터 항암 및 방사선치료까지 현존하는 암 치료법의 풀라인업을 완성함으로써 국내 암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목표다.

양성자치료는 수소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의 60%에 달하는 속도로 가속시킨 뒤 환자 몸에 쏘아 암조직을 파괴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기존 방사선치료와 달리 ‘브래그피크(Bragg Peak)’라고 부르는 특성 덕분에 양성자가 암에 도달하기까지 다른 정상 조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브래그피크는 양성자빔이 인체내 정상조직을 투과해 암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막대한 양의 방사선에너지를 쏟아부어 암세포를 죽인 뒤 방사선에너지가 급격히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은 “학문적 융·복합의 결정체인 양성자치료기는 암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자 치료는 물론 치료 후 삶까지 관리하는 입체적·포괄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게 된다”고 말했다.

양성자치료는 폐암·간암·뇌종양·두경부암 등 방사선치료가 필요한 모든 암종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완치 후 생존기간이 긴 소아암 환자의 경우 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부 암에서는 양성자치료가 유일한 대안이 된다. 희귀암 중 하나인 척색종은 병변이 중추신경에 근접해 수술이 어렵고 기존 방사선에 저항성이 강하다. 하지만 양성자치료를 이용하면 약 70~80% 이상의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부작용 우려가 큰 재발암 치료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가 보유한 장비는 양성자 치료기 중에서도 가장 앞선 모델로 평가된다. 일본의 아이자와병원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초고속 라인스캐닝 방식의 치료법이 적용됐다. 라인스캐닝 방식은 양성자빔을 치료 목표 종양부위에 선을 쌓듯 쏘는 방식으로 기존의 점을 찍는 방식(스폿스캐닝)에 비해 누락이나 중첩 부위가 발생하지 않아 치료효과가 높다. 암 모양에 따라 양성자빔을 수십 개로 나눈 뒤 방사선량을 다르게 쏠 수 있는 최신형 세기조절기능(IMPT, Intensity Modulated Proton Therapy)도 탑재됐다.

양성자치료기엔 또 몸 속 암의 위치를 3차원 영상정보를 통해 정확하게 찾아내도록 돕는 첨단 장비인 콘빔 퓨터단층촬영(CT)도 장착됐다. 양성자치료 계획을 세울 때 CT를 찍어 암 위치를 1차로 파악하면 실제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누운 위치나 자세에 따라 암이 같은 자리에 있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된다. 

숨결에 따라 암 위치도 미세하게 틀어지는 점을 고려해 호흡동조시스템도 갖췄다. 이 시스템은 치료 전 4차원 특수 CT를 찍어 숨쉴 때 암과 장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고, 치료 중 실시간으로 호흡상태를 모니터링해 일정한 호흡주기에서만 양성자를 쏘도록 한다. 

이밖에 환자가 가만히 누운 상태에서 환자 위치를 0.1㎜ 단위로 자동 교정하는 로봇치료대(Robotic Couch)도 장착됐다.  최두호 양성자치료센터장은 “환자 개인에 맞는 최적의 치료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희망은 이 곳에서 시작된다’는 비전처럼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는 본관 정문 건너편 지상 6층, 지하 4층, 연면적 1만4443㎡(4369평)에 달하는 별도건물에 설계됐다. 높이 10m, 무게 170t에 달하는 양성자치료기 2기를 갖추고 치료공간을 2.3m 두께의 순수 강화콘크리트벽을 이용한 차폐벽으로 감쌌다.
내진설계 기준에 따라 강도 6.5 지진에도 견디며 폭우나 갑작스런 정전 등 각종 재해에도 대비할 수 있다.

센터는 또 쾌적하면서 독립적 진료환경을 구축하고 환자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료실, 치료실, CT 모의치료실, 마취회복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실 등을 따로 마련했다. 환자 대부분이 중증 암환자라는 점을 고려해 운동, 영양, 심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웰니스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양성자치료는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된다. 모의치료 후 치료설계가 끝나면 평균 20회 가량 이뤄지며 한 번 치료에 평균 30~60분이 소요된다. 치료 대상은 각 암종별 다학제 협진을 통해 결정된다.

이 병원은 현재 양성자치료기 이외에도 선형가속기 4대, 세기조절방사선치료 전용인 토모테라피(Tomotherapy) 2대, 영상유도와 호흡동조치료를 바탕으로 방사선수술이 가능한 노발리스(Novalis)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MRI 모의치료기를 도입했으며, 방사선치료 계획 수립을 위해 CT 모의치료기 3대도 운용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첨단 선형가속기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남석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양성자치료는 치료 후 삶까지 고려하는 방사선치료의 미래를 이끌 장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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