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연세대 의대 외과 교수팀은 위암 환자의 종양을 그대로 쥐 피부 아래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쥐는 개별 환자의 암세포와 주변 환경까지 그대로 복제돼 해당 환자의 ‘아바타’ 역할을 할 수 있어 ‘아바타 쥐’로 불린다.
아바타 쥐는 별도의 처치 없이 면역을 억제한 쥐에 종양을 이식해 만든다. ‘환자에서 유래된 종양모델’(patient-derived tumor xenografts, PDX모델)로 개별 환자의 종양 환경을 그대로 간직한다. 따라서 다양한 항암제를 미리 적용시켜보고 개인의 질병에 가장 잘 듣는 약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별로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맞춤형 정밀 항암치료가 가능해진 셈이다.
뇌종양 분야에서는 실제 환자 진료에 활용한 사례가 있었지만 위암 관련 연구는 드물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위암 아바타 쥐를 만들어 보고한 첫 사례다.
정재호 교수팀은 62명의 위암환자에서 얻은 종양을 이용해 15건의 PDX모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후 환자 종양과 PDX모델간 조직학적·유전체학적 유사성을 확인했다. 정 교수는 “위암 환자에게 아바타 쥐를 활용하면 암 유전자변이에 따른 맞춤형 항암제를 미리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월 1일 네이처지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