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갑작스런 운동에 여기저기서 통증의 곡소리가 터져 나오는 계절이다. 통증이 반복되는 단순 근육통이라면 다행이지만 증상이 참기 힘들 정도로 심하거나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척추·관절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골프, 복싱, 마라톤 등 운동을 중심으로 통증 신호(시그널)에 대해 알아본다.
골프는 무리한 스윙 동작을 하다가 갈비뼈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다. 흉부근육이 심하게 긴장된 상태에서 몸을 과도하게 비트는 풀스윙을 할 경우 수축된 근육이 갈비뼈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통증이 생긴다.
가슴뼈 통증이 느껴질 땐 뼈가 미세하게 금이 간 상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숨을 내쉬거나 기침할 때 흉부통증과 함께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증상이 동반된다. 이럴 땐 풀스윙을 자제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냉찜질과 진통제 복용을 병행해야 한다. 통증 신호를 무시하고 풀스윙을 지속하면 완전골절로 악화된다.
골프 중에는 회전근개파열로 인한 어깨통증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어깨를 돌리는 ‘회전근개’가 반복적인 충격을 받아 파열되면 붓거나 염증이 생긴다. 회전근개파열을 오십견(유착성관절낭염)이나 단순근육통으로 여겨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권용진 부천하이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밤마다 심한 통증이 느껴지면서 팔을 제대로 올리기 힘들면 회전근개파열의 시그널일 가능성이 높다”며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끊어진 힘줄이 계속 말려들어가 지방으로 변하고 신경이 손상돼 팔을 못 쓰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싱은 운동량이 많아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지만 격투기 특성상 손목·손가락·발목관절 부상이 잦다. 딱딱한 샌드백을 반복적으로 칠 경우 손목관절을 지탱하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질 수 있다. 샌드백을 친 뒤 주먹을 쥐는 과정에서 손가락에 통증에 느껴지면 인대 부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복싱 초보자는 등통증을 자주 느낀다. 운동요령을 몰라 하체보다 상체근육을 많이 써서 생기는 증상이다. 통증이 줄어들 때까지 위·아래로 뛰는 행동을 자제하고 스트레칭, 반신욕, 온찜질을 꾸준히 해주면 빠른 회복에 도움된다.
마라톤은 통증 시그널이 많이 감지되는 운동이다. 무릎, 발목, 발바닥 등 주로 하체에서 발생하는데 대부분 오버페이스로 인한 부작용이다. 마라톤 후 무릎이 계속 아프거나 다리를 구부리고 펼 때 무릎에 ‘두둑’ 소리와 함께 심한 통증이 느껴지면 무릎관절 질환일 확률이 높다.
권용진 원장은 “무릎이나 발목관절에 이상이 생겼는데도 계속 참고 달리면 반월상연골판파열 등이 초래될 수 있다”며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치유가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 정도가 심해지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라톤 후 발목과 발바닥에 느껴지는 통증을 오래 방치하면 발목염좌로 인한 인대손상이나 족저근막염 등으로 악화된다. 발뒤꿈치뼈부터 발바닥 앞쪽까지 연결되는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면 발바닥이 찢어질 듯한 통증으로 장기간 고생하게 된다.
이런 통증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은 준비운동이다. 골프, 복싱, 배드민턴, 테니스처럼 한쪽 근육을 주로 쓰는 스포츠를 즐길 땐 운동 전후로 반대편 근육을 쓰는 가벼운 운동 및 스트레칭을 통해 좌우 균형을 맞춰준다.
마라톤 등 하체 사용이 많은 운동은 하체근육을 강화하면 각종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평소 허벅지와 종아리근육을 단련하면 무릎 또는 발목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분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