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환자 10명 중 2명이 우울과 불안 증상을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정림 인제대 부산백병원 안과 교수팀은 12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녹내장 환자 72명을 분석한 결과 20.8%(15명)에서 우울과 불안 증상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29일 밝혔다.

안압이 21㎜Hg(정상 10~21㎜Hg) 이상이면서 12개월 이상 진행 소견이 없는 녹내장 의심환자 72명 중 11명(15.3%)은 우울, 5명(6.9%)은 불안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시력이 0.5 이상인 환자의 경우 17.2%가 불안 감정을 보인 데 비해 0.5 미만 환자인 경우 3배 정도 많은 50%에서 불안을 느꼈다. 우울증을 느낀 비율도 시력 0.5 미만 환자는 37.5%로 0.5 이상인 환자(18.8%)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녹내장은 잠재적으로 실명될 수 있는 질환으로 초기 증상이 없고 서서히 진행된다. 말기가 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실명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40대 이후부터는 정기적인 안압검사를 받는 게 좋다. 국내 40세 이상 유병률은 3.6%, 의심 환자까지 포함하면 5.7% 정도다.

대부분 눈이 침침해 노안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녹내장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태반이다. 주변부 시야가 어둡게 보이는 시력장애 증상이 동반될 경우 녹내장이 상당히 진행됐을 확률이 높다. 

김정림 교수는 “우울증은 치료순응도 및 치료 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질병의 나쁜 예후와 연관된다”며 “녹내장 환자에게 병에 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불안감을 줄이고, 치료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정서적인 치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2015년 대한안과학회지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