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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아’ 항생제 듣지 않는 슈퍼임질 한국서도 발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6-02-22 18:04:18
  • 수정 2021-03-14 16: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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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모든 항생제에 내성, 어떤 처방으로도 치료 불가능할 우려” … 은밀한 성매매, 핑퐁감염 불러

임산부가 임질 등에 감염되면 양수나 출산 시 산도를 통해 태아에 감염되거나, 심한 경우 태아가 실명에도 이를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모든 항생제에 살아남는 ‘다제내성 임질균’(임균)이 국내서도 발견됐다. 이경원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이 이혁민 가톨릭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2011∼2013년 국내 남녀 임질환자 210명(남 136명·여 74명)에서 채취한 임균을 배양한 결과 최대 9%(19개)가 ‘다제내성 임균’으로 확인됐다.

다제내성 임균은 강력한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 계열’ 약물에도 내성이 생겨 균이 죽지 않는다. 임질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성병 중 하나로 국내의 경우 연간 3만5000여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생식기질환이라 쉬쉬하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슈퍼 임질은 2008년 일본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미국 등 서구에서 급증했다. 만주라 루스티나리시만 세계보건기구(WHO) 박사는 2012년 당시 “새로 발견된 슈퍼 임균은 처방할 수 있는 모든 약에 내성을 키워가고 있으며 몇 년 안에 어떤 처방으로도 치료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임질은 그동안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로 쉽게 치료돼 대수롭지 않게 여겨져 왔다. 반면 논란이 되고 있는 슈퍼 임질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키워가고 있어 사실상 처방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반 임질 감염으로 나타나는 고통 등 자각증상을 전혀 동반하지 않아 심각성이 훨씬 크다. 슈퍼임질이 기존 항생제로 치료하는 게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안으로 예방에 필수적인 콘돔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 때 주식시장에서 콘돔 제조사의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임균은 여성에게 더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다”며 “여성은 남성과 달리 세균 감염이 쉬운 신체 구조로 감염될 위험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염증 및 소변 시 쓰라림, 긴박뇨 등을 동반하며 방치하면 자궁내막염·난관염·골반염 등 질환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산모 또는 태아의 사망이나 선천적 장애 등이 초래되거나, 자궁경부염으로 악화돼 농액 분비물이 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임산부가 임질 등에 감염되면 양수나 출산 시 산도를 통해 태아에 감염되거나, 심한 경우 태아가 실명에도 이를 수 있다. 임질균이 태아에게 직접적인 기형을 유발하는 인자는 아니지만,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고, 조산이나 사산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반면 남성은 배뇨 시 따끔한 느낌이 드는 요도염 정도에 그친다. 배뇨통이 느껴지고 고름 같은 농액이 요도로 배출된다. 

김태준 원장은 “임질에 감염된 후 증상이 없다고 괜찮은 게 아니다”며 “이같은 문제로 사람이 죽고 사는 정도는 아니지만 불임을 유발하는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보이면 불편해서라도 병원에 가는데, 당사자는 모르고 있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고 결국 질환이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잖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임신 초기일수록 태아에게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으므로 임질에 걸렸다면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며 “핑퐁감염이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최선책은 파트너가 함께 임질을 치료한 뒤 성관계를 갖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제는 다제내성 임균이 늘어 마땅한 항생제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13년 다제내성 임균을 ‘긴급조치가 필요한 내성균’으로 지정했다. 
한국의 경우 2000년 초반부터 대부분의 임균이 페니실린 등 전통적인 항균제에 내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보다 강력한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균제로 치료받는 환자의 비율이 47%에 달했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성개방 풍조, 변칙적이고 은밀하게 이뤄지는 성매매가 지목된다. 임질은 대부분 성관계로 전염되며 발병 여성의 약 50%와 일부 남성은 감염 증세를 보이지 않는 만큼 ‘은밀한 관계’ 이후 자신도 모르게 감염됐다가 파트너에게 임균을 옮기는 경우가 적잖다. 특히 성매수자 중에는 가장이거나, 연인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기혼이거나 커플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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