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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현대인의 생활병 ‘담(痰)’ … 치료 미루면 우울증까지 온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2-22 07:26:21
  • 수정 2016-02-24 18: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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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업병 조사 2위, 근골격계 통증 원인 75% … 연관통증·자율신경증상 발생

근막동통증후군을 방치하면 허리디스크로 악화되거나 피로가 쌓이면서 우울증이 올 수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회사원 안모 씨(47)는 설 연휴를 보낸 뒤 허리에서 골반까지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를 움직이기가 어려워졌다. 여기에 몸 전체가 굳어가면서 등까지 시큰거리는 느낌이 들어 병원을 찾은 결과 ‘근막동통증후군군(Myofascial pain syndrome)’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회사 업무는 물론 공연 예매, 쇼핑, 강의 등을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할 수 있게 되면서 삶의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오랜 시간 동일한 자세를 유지하는 환경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들이 앓는 ‘직업병’을 조사한 결과 만성피로가 1위, 각종 부위의 근육통이 2위에 올랐다.

근육통 또는 담으로 불리는 근막동통증후군은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근막이 뭉치고 근육이 수축되고 굳어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어깨, 목, 허리 부위의 근육이 긴장하거나 스트레스 또는 잘못된 자세가 지속될 경우 발생한다. 근골격계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 중 약 30~75%가 이 질환을 갖고 있다고 추정될 정도로 흔하다.

목에서 어깨로 내려오는 곳이 심하게 결리고 돌처럼 딱딱한 부위가 느껴진다. 날씨가 추우면 근육이 경직되면서 뒷목이나 어깨 부위가 자주 결린다. 이밖에 피로감, 무기력감, 통증 부위의 운동 제한, 온도변화에 대한 민감한 반응, 수면장애 등이 동반된다.

운동이나 노동을 무리하게 하면 발생률이 높아지며, 학생이나 직장인 등 장시간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직업군에서 자주 발병한다. 이런 직업군은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에 지속적으로 긴장감을 주는 자세를 취하는 시간이 많다. 최근에는 황혼육아와 가사노동으로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중년 여성에서도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명확한 발생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스트레스와 과로가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속적인 나쁜 자세나 특정 동작의 반복은 근육의 과도한 수축 및 경직을 부른다. 근육조직이 손상되고 근육세포 내 칼슘 농도가 조절되지 않아 통증이 생긴다. 팔이나 다리 길이가 차이나거나, 골반 및 척추가 변형되거나, 특정 근육에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질 경우 발병률은 더욱 높아진다.

통증 부위를 누르면 딱딱한 통증유발점(pain trigger point)이 만져지며, 이 부위를 중심으로 주변에 통증과 저린 느낌이 나타난다. 목 주변 근육에 발생하는 통증은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초래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빠르게 치료받아야 한다.

발병 초기에는 통증이 강하지 않아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만성적인 통증으로 악화된다. 심한 경우 전신으로 통증이 퍼지거나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로 이어져 수면장애를 겪게 되고,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우울증이 오기도 한다.

또 발병 부위 인근의 척수로 들어가는 여러 신경섬유가 자극받아 연관통증(referred pain)이 발생할 수 있다. 연관통증은 장기에 병적인 변화가 일어났을 때 그 부위에는 통증이 나타나지 않고, 떨어져 있는 피부 표면의 특정 부위에 통증 또는 감각과민이 느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국소적 혹은 전신적으로 땀이 나고 털이 곧추서는 자율신경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만으로는 발견이 어려워 의료진의 임상경험이 진단 및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단 후에는 주사요법(국소마취제), 마사지, 물리치료 등 보존적 요법만으로 호전될 수 있어 되도록 빨리 진단 및 치료받는 게 바람직하다. 보존적 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땐 몸 밖에서 생체효과적인 충격파를 쏴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고 통증을 제거하는 체외충격파를 실시한다.

근골격계 피로를 줄이고 근육통을 예방하려면 50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켠다. 하루 일과 중 컴퓨터를 사용할 일과 사용하지 않는 일을 효과적으로 분배하고 작업 도중 눈의 피로를 풀어줘야 건강을 해치지 않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목도리나 머플러로 목을 따뜻하게 감싸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근육통이나 등통증에는 마사지나 온찜질 등이 도움되고, 술이나 조리되지 않은 찬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의자에 앉을 때에는 허리를 곧게 펴고 턱을 가슴 쪽으로 약간 당기듯이 앉고 머리는 목으로부터 15도 이상 굽혀지지 않도록 한다. 양쪽 팔꿈치는 팔걸이에 의지하고, 무릎은 골반보다 약간 높도록 의자를 조절하거나 발밑에 받침대를 대 알맞은 높이를 유지한다. 무리하게 어깨를 사용했다면 충분한 휴식과 마사지, 온열찜질 등을 병행해 근육통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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