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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거리 길면 사망률 높아 … 심뇌혈관질환 위험 증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2-18 16:02:19
  • 수정 2016-02-18 17: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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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근거리 24㎞이상 비만·우울·심장질환 위험↑ … 스마트폰 사용시 20분마다 목 스트레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하루 평균 통근시간은 편도 38분인데 비해 한국은 58분에 달한다. 또다른 통계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 4명 중 한 명은 출퇴근을 위해 매일 90분 이상 버스나 지하철에 갇혀 있으며, 통근 시간이 2시간 이상인 직장인도 전체의 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장거리 출퇴근을 하다 뇌출혈로 숨진 공무원에 대해 공무상 재해가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공립학교 영양사였던 윤모 씨는 경기도 이천에 있는 초등학교로 발령받은 뒤 거주지인 용인에서 학교까지 매일 한 시간씩 운전해 출퇴근을 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 재판부는 윤 씨가 흡연·음주를 거의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출·퇴근에 각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장거리 출퇴근으로 인한 업무환경이 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 뇌출혈이 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크리스틴 호에너 교수팀이 2012년 미국 예방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출퇴근 거리가 길어질수록 신체활동과 심장혈관 적합도(CRF)가 떨어졌고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대사 위험 등 건강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출근 거리가 15㎞ 이상인 출퇴근자는 일반인보다 고혈압일 가능성이 높았다. 24㎞ 이상 출퇴근자는 각종 건강지표가 나빴으며 지방과다, 비만, 운동부족일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장거리 출퇴근은 잘못된 영양섭취, 불면, 우울증, 분노, 사회적 고립 등의 위험도 클 것으로 예상됐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장거리 출퇴근은 운동 등 았체적 활동이 부족하고 이웃이나 친구와 교제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며 “늦은 저녁식사와 수면부족 탓에 체중증가, 운동능력 감소, 고혈압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거리·장시간 출퇴근하는 사람은 건강이 악화돼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우메아대의 에리카 샌도우 지리학과 교수가 스웨덴 인구 통계국의 자료를 토대로 출퇴근 거리와 사망률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장거리 출퇴근 여성의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54%나 높았다.

조 교수는 “장시간 출퇴근으로 유발되는 스트레스는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뇌혈관질환 및 심장혈관질환 위험을 높이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장거리 통근은 또 우울증, 불안감, 사회적 고립감, 적대감 증가, 인지기능 저하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통근 시간이 짧은 사람보다 수면의 질이 낮고, 피로를 더 자주 느끼며, 목·허리통증 등 근골격계질환의 발생 위험도 높다.

이상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매일 버스나 전철을 이용해 장시간 출퇴근하는 사람은 오랜 시간 대중교통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척추와 관절이 부담을 받을 수 있다”며 “버스나 전철에 앉을 땐 엉덩이를 등받이 쪽으로 바짝 붙이고, 다리를 꼬지 않으며, 머리는 숙이지 말고 무·허리·어깨를 바르게 펴 척추와 관절이 받는 부담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서 이동할 때에는 몸의 중심을 바로 잡아 양쪽 다리에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키고, 가방은 백팩이나 크로스백을 매는 게 좋다”며 “무릎과 발목을 수시로 움직여주고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관절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출퇴근길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거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습관은 눈, 귀, 목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버스나 전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보통 눈높이보다 낮은 위치에 두고 장시간 사용하기 때문에 목에 많은 부담을 줘 거북목증후군을 유발한다.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에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고개를 세워 액정을 눈높이로 올려 30㎝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최소 20분마다 목을 좌우로 돌려 스트레칭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버스에서 서서 갈 경우에는 몸이 휘청되기 쉽다. 이 때문에 다른 한 손은 손잡이를 잡고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머리를 숙이는데 이 자세는 경추에 부담이 가중돼 피로감이 크다.

또 움직이는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책이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보고 있으면 평소보다 눈을 오래 뜨고 있어 눈의 피로도가 심해진다.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여주고 한 번씩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사람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고, TV시청이나 컴퓨터 사용 시 눕지 말고 사용시간을 제한한다. 가까운 거리는 걷고 식사 후에는 잠깐이라도 산책을 하면 심장마비 같은 심각한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조수현 교수는 “장거리 출퇴근으로 체내 산화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피로도가 높아져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며 “비타민을 복용해 피로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퇴근으로 바쁘기도 하고 지치겠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고, 마음이 우울해지지 않도록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은 나이가 젊더라도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도록 한다. 평소 만성피로, 뒷목 당김, 손발 저림, 두통, 어지럼증 등이 자주 나타날 때에는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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