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체 비만 환자의 약 20~30%를 ‘건강한 비만’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비만하더라도 혈당·혈압·혈중 지질 등 대사 지표가 정상이면 심혈관질환 발생이나 사망 위험이 정상체중인 사람과 같아 체중감량이 필요 없다는 내용이다.
이번 연구에서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그룹’은 혈당·혈압·중성지방·고밀도 콜레스테롤, 인슐린저항성 지표가 모두 정상이다. 연구 결과 비만하면 다른 검사지표가 정상 수치라도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5년간의 관찰 기간 동안 1000명당 6.7명이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도 정상보다 1000명당 3.5명 더 발생해 질환을 예방하려면 과체중부터 관리하는 게 우선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 성별, 흡연, 음주, 운동 여부, 혈중지질, 혈압 등 여러 변수를 고려했음에도 과체중과 비만의 만성콩팥병 발생이 높았다.
연구팀은 비만으로 인한 신장과부하와 비만조직에서 유리되는 다양한 매개체가 신장에 악영향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유승호 교수는 “대규모 코호트연구를 통해 비만하면 당뇨병, 선종, 동맥경화, 만성콩팥병 등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장질환의 위험요소가 없어도 비만하거나 과체중인 사람은 만성병을 예방하려면 반드시 정상 체중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세계 5대 의학저널 중 하나인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온라인으로 출간됐다. 엘리세오 구알라(Dr. Eliseo Guallar) 교수는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 심혈관역학 연구의 권위자로 강북삼성병원과 코호트연구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