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철이 되면 퇴행성관절염이 더 기승을 부린다. 낮은 수은주가 관절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혈액순환에 지장이 생기면서 무릎 등에 관절통이 발생한다.
최근 무릎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는 28일 ‘무릎건강에 안 좋은 일상행동 10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재직 중인 정형외과 전문의 9명이 무릎건강에 좋지 않은 자세나 일상행동을 자유롭게 기술했으며, 다수의 전문의가 지적한 행동을 내림차순으로 정리했다.
설문 결과 9명의 전문의 모두 △쪼그려앉기 △무릎꿇고 앉기 △양반다리로 앉기 등 좌식문화에서 비롯된 앉는 자세 3종류를 무릎건강을 해치는 일상 속 행동으로 꼽았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의 하나로 장기간 잘못된 생활습관이 누적되면 발병하기 쉽다”며 “한국 고유의 좌식문화로 양반다리 자세 등을 장기간 유지하게 되면 무릎 건강을 심각하게 해친다”고 설명했다.
6명 이상의 전문의가 지적한 ‘계단에서 빨리 뛰어내려오기’나 ‘순간적으로 방향 전환하기’ 등도 적잖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수험생을 자녀로 둔 부모에게 익숙한 108배 등 큰절 많이 하기나 젊은 여성들이 즐겨 신는 높은 힐도 무릎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이밖에 정형외과 전문의 중 2인 이상이 공통으로 지적한 무릎에 좋지 않은 행동은 대부분 레저활동과 관련된다. 수영은 척추나 관절 계통에 좋은 운동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무릎관절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은 평영 등을 삼가고 자유영을 즐기는 게 좋다.
관절은 연골과 주위의 뼈 및 관절을 싸고 있는 막으로 구성된다. 연골은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이 점차적으로 손상되면서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무릎관절에서 발생한다.
20~30대는 관절 건강에 소홀하기 쉽다. 작은 부상이나 이상이 있어도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넘길 때가 많다. 하지만 관절 손상을 방치할 경우 각종 질환에 취약해지고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이 빨라질 수 있다.
특히 이 연령대 남성은 축구나 농구 등을 즐기다 스포츠손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관절에 충격을 주는 운동을 자주 하면 어깨와 무릎관절에 무리가 가 통증이 생긴다. 심한 경우 무릎연골이 찢어지거나 인대가 늘어나 십자인대파열, 박리성골연골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30대 여성은 신발에 신경써야 한다. 여성이 즐겨 신는 하이힐은 체형을 예뻐 보이게 하지만 무릎관절과 발에 부담을 줘 허리 및 무릎통증과 족저근막염을 유발한다.
40~50대 중년층은 노화와 비만을 경계해야 한다. 중년층은 관절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로 자연스럽게 관절과 관절 주변 근육이 약해진다. 운동을 하더라도 전보다 쉽게 지치고 통증과 뻐근함을 느끼게 된다.
노화로 기초대사량이 조금씩 줄고 식사량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절통증 탓에 운동량이 감소할 경우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보통 체중이 1㎏ 증가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3㎏ 이상으로 증가한다. 체중 유지를 위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유산소운동과 유연성운동을 꾸준히 실시한다.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무릎관절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시킬 수 있다. 수영을 하거나 자전거를 천천히 타는 것도 도움된다.
60대 이상은 관절 건강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다. 관절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고 연골이 닳아 움직일 때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활동량이 줄면 근육은 더 약해지고 통증은 악화된다. 이로 인해 외출은 물론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면서 스트레스나 우울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노년층은 하루 30분씩, 1주일에 3번 정도 운동하는 게 좋다. 운동 전에는 5~10분씩 스트레칭을 해 무릎과 허리관절을 이완시킨다. 자신의 체력과 체격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고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은 가볍게 걷기와 아쿠아로빅 등을 하면 된다.
관절에 통증이 느껴질 땐 참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번 손상된 관절과 근육은 스스로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우진 센터장은 “원인과 병명은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관절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연령대에 생길 수 있는 질환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젊은 20~30대라도 관절통증이 느껴질 경우 더 큰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어 정확한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