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의 대사 활동이 떨어져 쉽게 피곤하거나 체중이 증가하는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환자 10명 중 8명은 여성이었으며, 30대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10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0~2014년 ‘기타 갑상선기능저하증’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진료비는 2010년 617억원에서 지난해 947억원으로 연평균 1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단 부담금은 390억원에서 607억원으로 연평균 11.7% 늘었다.
지난해 기준 외래 총진료비는 539억원, 약국 총진료비 389억원, 입원 총진료비는 18억원이었다.
진료인원은 2010년 31만8349명에서 지난해 41만3797명으로 연평균 6.8%씩 증가했고 남성은 8.3%, 여성은 6.5%씩 늘어 남성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높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성별 진료인원은 남성이 6만878명(14.7%), 여성은 35만2919명(85.3%)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5.8배 많았다. 남주영 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을 때 바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증가했고. 직장검진에 갑상선기능 검사가 포함되면서 기존에 몰랐던 무증상 또는 경미한 기능저하증이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갑성선기능저하증 환자수가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은 여성에서 더 흔하다”며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도 자가면역성 갑상선염(하시모토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50대가 10만6288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8만7586명, 30대가 7만1586명 순이었다. 30대의 경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1.3배 많아 성별 성차가 가장 크게 났다.
연령대별 인구수를 보정한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은 60대(1472명), 50대(1325명), 70대(1149) 순이었다.
남주영 교수는 또 “50대 환자의 증가는 보통 다른 질환이나 임상증상을 의심해 건강검진 등을 자주 시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의 부족으로 인해 말초조직의 대사가 저하된 상태를 의미한다. 발병 시기에 따라 선천성, 후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나눈다. 병변 부위에 따라 1차성(원발성), 2차성(속발성/뇌하수체성), 3차성(시상하부성)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나뉜다.
갑상선에 병변이 생겨 갑상선호르몬 생산이 부족할 땐 1차성 , 뇌하수체의 병변이 원인일 땐 2차성, 시상하부가 원인일 때 3차성이라고 한다.
1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처럼 기능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다. 갑상선을 절제하거나 호르몬 보충을 갑자기 중단하면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신의 대사과정이 저하돼 피로, 동작과 말 느려짐, 추위에 민감, 변비, 체중증가, 서맥, 빈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안면부종, 탈모, 심낭삼출, 난청, 우울증, 관절통, 근육통, 근경련, 운동실조, 고지혈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월경량 및 기간에 영향을 미쳐 월경불순이 나타난다. 월경과다가 가장 흔하고 무배란으로 인한 난임, 유루증이 나타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불임이나 성욕감퇴 빈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는 했지만 기능저하증 자체보다는 전신대사 지연으로 인한 이차적인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1차성일 땐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약물로 보충하면 2~3주 뒤부터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자가면역성갑상선염의 경우 평생 호르몬을 보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