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가 항공법 등 문제로 접근성이 떨어져 관계당국의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닥터헬기는 보건복지부가 매년 대당 30억원을 지원해 각 병원이 운용하는 응급환자 치료·이송 전용 헬기로 첨단 의료장비를 구비하고 거점병원에 배치돼 요청 5분 안에 의사 등 전문의료진이 탑승해 출동하게 돼 있다.
헬기 운용사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헬기가 병원 옥상 등에서 대기하다가 유사시 출동해야 하지만 대도시 도심지구에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된 곳이 많은 데다 도심에 들어갈 때마다 국방부 등 허가를 맡아야 해 병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이나 허가된 민간의 격납고나 수리소에 파킹시켜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공법 상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오거나 해가 진 다음에 운행에 제약이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현행법 상 헬기를 띄울 수 있는 날이 그다지 많지 않다”며 “병원과 떨어진 헬기장 이용에 추가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막상 헬기를 운용하면 비용이 적잖은데 불필요한 운용이 아니였냐는 체크를 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닥터헬기 특별법을 만들거나 기존 항공법을 개정해 운행제한을 완화해주고, 더 많은 운용경비 지원으로 소외지역 환자 이송에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일본은 특별법인 ‘닥터헬리법’으로 사고 시 기존 데이터를 근거로 닥터헬기를 소유한 병원에 자동연결해 출동하게 만들고 운행의 제한도 풀어주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닥터헬기 출동 현황’을 보면 2011년 75건에서 2012년 319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2013년 483건, 2014년 947건, 올해 10월까지 838건 비행했다. 그동안 총 2662회 출동해 취약지역의 중증 응급환자를 이송했다.
닥터헬기는 현재 전남(목포한국병원), 인천(가천대길병원), 강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경북(안동병원) 등 4곳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12월에 충남(단국대병원)에도 배치된다.
의료기관별 출동 횟수는 2011년부터 닥터헬기를 도입한 목포한국병원과 가천대길병원이 각각 789건, 509건이었다. 2013년 닥터헬기를 도입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안동병원은 각각 557건, 807건으로 조사됐다.
섬이 많은 인천·전남의 지역 특성을 고려한 닥터헬기 운영은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섬 지역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백령길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적자를 내다가 2001년 인천시에 운영권을 넘겼다. 대신 길병원은 2012년 닥터헬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송환자의 88%가 강화도 등 연륙도서를 포함한 인천의 섬 지역 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