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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건강검진의 오해와 진실 … ‘만능검사’ 맹신 말아야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5-12-08 16:59:05
  • 수정 2015-12-18 09: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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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환자 10% 젊은층, 30대엔 위내시경과 복부초음파 필수 … 가족력 체크 후 검사 선택해야

김정숙 이대목동병원 건강증진센터장이 초음파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연말연시에는 건강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가족 또는 자신의 건강을 점검해 보려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던 이들의 건강검진 수요가 하반기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병·의원 및 건강검진센터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건강검진은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하지만 건강검진 실시 후 만족하는 비율은 절반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검진 수검자 20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검진에 만족하는 비율은 31.6%에 그쳤다.

김정숙 이대목동병원 건강증진센터장은 “건강검진을 받으면 모든 병을 100% 찾아낼 수 있다고 맹신하거나 반대로 검사 과정에 대한 잘못된 오해로 검진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현명하게 건강검진을 받으려면 생활습관, 흡연 여부, 가족력 등을 숙지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상담을 통해 검진항목을 선택해 자신에게 필요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 후에는 결과에 따른 지침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강검진을 우리 몸의 모든 질환을 찾아낼 수 있는 만능검사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패키지형 종합검진은 암, 고혈압, 당뇨병, 위장질환, 심장질환 등 주요 질환을 진단하는 데 치중하므로 개인의 모든 질환을 알아내기엔 한계가 있다. 특히 발병 속도가 빠르고 찾아내기 힘든 폐암, 난소암, 췌장암 같은 경우 고가의 검진을 받았다는 이유로 자칫 증상이 없다고 간과하게 된다.

가족이나 친척 중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 병력이 있다면 다른 검사에 앞서 심장 정밀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복부비만인 경우 심근경색 및 협심증 같은 심장질환과 지방간, 고혈압, 당뇨병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젊은 여성은 치밀유방(유선조직이 많이 발달해 있는 유방)의 빈도가 높아 유방촬영에서 조기암을 놓칠 때가 많다. 이런 경우 추가적으로 유방초음파를 실시하면 유방암 진단에 도움된다.

건강검진은 흔히 효도선물로 선호되는 만큼 40~50대 부모님 세대를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암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나이가 어리다고 건강검진을 소홀히 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전체 암 환자의 10% 이상은 20~30대다. 따라서 가족이나 친척 중 암 환자가 있는 경우 국가암검진을 이른 나이부터 받는 게 좋다. 유전 가능성이 높은 대장암이나 유방암은 5~10년 앞당겨 검진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건강검진은 나이대별로 중점을 둬야 하는 검진 항목이 다르다. 20~30대는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 발견에 중점을 둔다.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와 술자리가 잦은 30대는 위내시경과 복부초음파를 선택한다.

내시경검사는 위·대장수술의 전후 경과를 파악하고 위암과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지만 정작 검사가 망설여질 때가 많다. 내시경 도관이 식도나 항문을 통과할 때 심리적 고통이 수반되고, 수면내시경을 하자니 마취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검진 전 몇 가지를 고려해 병원을 선택하면 안전하게 검사받을 수 있다.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을 선택해야 혹시 모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응급상황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낮다. 심장·호흡기계질환, 간부전·신부전·신경질환을 앓거나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수면내시경 검사가 제한될 수 있다. 무호흡, 기침, 혈압강하 등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장비 및 시설의 구비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 양전자방출촬영(PET-CT) 검사를 습관적으로 해마다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검사는 가격이 비싼 데다 방사능 노출 위험이 있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고 방사능 노출을 걱정해 무조건적으로 검사를 지양할 필요는 없다. 조기진단이 어려운 췌장암 등을 빠르게 검진할 수 있는 유용한 검사법이기 때문이다. 아무 이유 없이 6개월간 평소 몸무게의 5% 이상이 감소하는 등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와 상담 후 검사를 결정한다.

건강검진을 마친 뒤 검진표에 ‘정상’이라고 나왔다고 질환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상은 의학적으로 건강한 사람(큰 질환이 없고 술·담배 거의 안한 정상인)의 측정치로부터 가장 높은 쪽과 가장 낮은 쪽의 2.5%를 제외한 95%를 말하는 것으로 절대적이지 않다. 암 검진 등을 받았는데 이상이 없다고 해서 술·담배 등 좋지 않은 습관을 지속하다보면 건강검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암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정상이지만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평소 식습관, 운동, 수면, 스트레스 정도를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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