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통풍’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남성 환자 수는 여성의 10배가 넘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통풍 진료인원이 2010년 22만2864명에서 지난해 30만9356명으로 연평균 8.5%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같은 기간 진료비는 395억원에서 594억원으로 해마다 10.8%씩 늘었다.
통풍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남성 환자는 28만2998명으로 여성의 2만6358명보다 10.7배 많았다. 특히 30대의 경우 남성이 여성의 22.2배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 진료인원이 인구 10만명당 1349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1318명, 50대 1030명, 40대 786명 순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통풍 환자가 많은 것은 여성호르몬이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저질환이 없는 여성은 폐경 전 통풍이 진단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찬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통증이 아주 심한 염증성질환으로 몸 안에 요산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발생한다”며 “혈중 요산 수치가 상승하는 것은 몸 안에서 요산이 많이 만들어지거나, 요산이 함유된 음식을 많이 섭취하거나, 요산의 신장 배설이 제대로 되지 않은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술은 몸 안에서 요산이 많이 만들어지게 하고 신장으로 요산이 배설되는 것을 억제한다. 즉 과음과 통풍 발작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요산 대사과정의 이상,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탄산음료도 요산 수치를 높이는 원인이다.
통풍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고 합병증을 줄이는 데 있다. 합병증 중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콩팥기능 감소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인 경우 약물치료는 필요 없지만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요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급성 통풍성관절염인 경우 상태가 자연스럽게 개선되기는 하지만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치료를 실시한다. 통증이 느껴지는 관절은 무조건 쉬게 해주고 염증을 억제하는 소염진통제, 콜키신, 스테로이드 등을 투여한다.
간헐기 통풍이나 만성 결절성 통풍인 경우 요산저하제를 사용한다. 이 교수는 “약제를 처음 사용하면 갑자기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소량의 소염진통제나 콜키신을 같이 투여한다”고 설명했다.
식이요법만 엄격히 하더라도 요산 수치는 1㎎/㎗ 정도 감소한다. 요산저하제를 복용 중인 통풍 환자는 요산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물론 성인병을 일으키는 음식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즉 고등어 같은 등푸른생선이나 시금치 등을 조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름진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게 급선무다. 통풍도 성인병의 일종으로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과 연관이 많다.
술은 통풍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몸 안에서 요산을 많이 만들게 유도하고, 소변으로 요산이 배설되는 것을 방해한다. 특히 맥주는 요산의 원료가 들어있어 통풍과 상극이다. 최근엔 탄산음료나 과당이 많이 함유된 과일주스도 요산 수치를 올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운동을 하거나, 혹은 날씨가 더워 땀을 많이 흘리면 특별한 원인이 없이 통풍발작이 올 수 있다. 몸 안에 있는 요산의 양은 변함 없지만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일시적으로 요산 농도가 올라가기 십상이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린 경우 수분을 보충하면 통풍발작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