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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임신 계획, 민간요법보다 ‘검진’ 생활화해야 성공률 높아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11-30 09:13:46
  • 수정 2015-11-30 09: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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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검진, 임신 계획한다면 건강한 2세 계획과 직결된 문제 … 조기검진·추적관찰로 관리

전반적인 검진은 여성의 건강상태 및 성경험의 유무, 전문의의 권장에 따라 항목이 변동되므로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항목을 정한다.

결혼 전 ‘속도위반’이라도 할 걸.” 외국계 증권사에 근무하는 김모 씨(여·33)는 결혼한지 3년이 지났지만 커리어를 위해 임신을 미뤄왔다. 1년 전 결심 끝에 아이를 갖기로 마음 먹었지만 생각보다 만만찮은 작업임을 실감하고 있다. 한동안 유대인들의 비법으로 불리는 ‘닛다 임신법’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임신하기 위해 남편과 함께 신혼부부 검진을 받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한동안 유행한 닛다 임신법은 배란일 전 금욕한 뒤 배란일 당일 목욕재계 후 성관계를 가지며 ‘한방’을 노리는 일종의 ‘타이밍 임신법’이다. 우선 여성의 생리 첫날부터 5일간, 생리가 끝난 후 7일까지 성생활을 피한다. 즉 생리 시작부터 12일간은 금욕기간이다. 생리 시작 후 12일 째 밤이 되면 유대인들은 ‘미크바’(미크베)라는 목욕탕에서 몸을 깨끗이 씻은 후 성관계를 한다. 이 기간은 대개 배란일 하루이틀 전으로 임신확률이 가장 높은 시기로 알려져 있다.

비교적 건강한 난자와 정자가 수정란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성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 때 임신되면 총명하고 건강한 아이가 태어난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방법만으론 한계가 있다. 임신을 간절히 바라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부부라면 한번쯤 자신의 신체 상태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웨딩검진이나 신혼부부 검진은 결혼 전 문란하게 행동했던 사람이나 받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결혼 시기가 늦춰지면서 고령 예비부부가 늘고, 이들은 건강관리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런 검진을 받는 분위기다.

임신 전 관리는 아기 엄마와 아빠의 건강뿐만 아니라 태어날 아기의 건강을 지키는 첫 단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대부분은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결혼 적령기에 놓인 여성은 특별한 질환이 없더라도 산부인과와 친해질 필요가 있다”며 “몸무게, 체질량지수(BMI), 식이요법, 생활습관 등 사소한 요소조차 임신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극한 다이어트로 저체중인 여성은 호르몬이 불균형할 수 있고, 과체중인 여성도 배란과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져 난임의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아무리 시험관 아기시술 등 난임치료가 발전했지만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는 기전은 뚜렷이 설명하지 못할 만큼 복잡하다. 비정상적인 경우 실질적인 치료법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결혼 전부터 규칙적으로 자궁을 관리해야 건강한 출산을 계획할 수 있다. 또 여성들의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궁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불임이나 기형아 출산 위험이 어머니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김 원장은 “성생활을 하고 있는 가임기 여성이라면 바로 임신을 생각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려는 목적에서 주기적인 검진을 받는 게 좋다”며 “생리주기 변화, 비정상적인 출혈, 통증 등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1년에 한번 정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검사는 여러 항목으로 구성된다.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빈혈검사, 풍진항체검사, 성병검사 등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하고 결혼 전 필요한 주요검사 항목을 선택할 수 있다. 지병이 있다면 복용하는 약물을 미리 알려야 한다.

기본적인 혈액검사로는 생리불순, 다낭성난소증후군, 클라미디아 감염, 매독, 임질, 에이즈 등 성병 여부를 확인한다. 성병은 크게 증상이 없더라도 자칫 난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성생활을 함께하는 부부는 핑퐁 작용으로 같은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부가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

초음파로는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내막용종, 자궁내막증, 자궁내유착, 자궁기형, 자궁내막증 등의 여부를 관찰한다. 이들 질환은 젊은 여성들에게 비교적 흔히 생기고 10명 중 1~2명꼴로 나타나며 최근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정확한 발생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과도한 생리량, 골반통, 배뇨 및 배변 장애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개 특별한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 이 질환도 자궁내막에 만성적으로 염증을 일으키고 자궁수축을 자주 초래해 난임을 조장하므로 정기검진으로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자궁내막증은 절반 이상에서 재발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향후 난임이나 조기폐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반적인 검진은 여성의 건강상태 및 성경험의 유무, 전문의의 권장에 따라 항목이 변동되므로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항목을 정한다.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임신 계획을 세우는 셈이다.

김태준 원장은 “여성검진은 건강한 2세 계획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부부가 각각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대부분의 여성질환은 조기검진과 규칙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충분히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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