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는 최근 자사의 대표 혈액분획제제인 ‘IVIG-SN’(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허가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제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등의 치료제로 지난해 한국을 비롯해 중남미 및 중동 시장에서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측은 통상 1년 가량 걸리는 FDA 허가절차를 감안해 2017년 미국 내 제품 출시를 목표로 삼았다.
국내 제약기업이 미국에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Biologics License Application)를 신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혈액분획제제 시장 규모는 10년간 연평균 약 11% 성장하며 연간 약 220억달러(한화 25조5천억원)에 달한다. 이 중 미국 시장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녹십자가 우선적으로 공략하는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38억달러(4조5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회사는 시장 공략을 위해 북미 현지법인 및 혈액원을 설립했다. 혈액분획제제 분야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의 운영경험이 필수적이다. 박스엘타, 씨에스엘(CSL), 그리폴스(Grifols)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전세계 공급량의 70% 이상을 맡고 있다.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제제 가격은 국내보다 4배 정도 높게 형성돼 부가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녹십자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반드시 녹십자 혈액분획제제 글로벌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