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의 진행성 파킨슨병(PD)치료제 ‘듀오도파 장내 겔’(카르비도파·레보도파)이 일본, 대만, 한국 등 동아시아 중증 파킨슨병 환자의 ‘오프(off) 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 평가척도(Parkinson’s Disease Quality of Life Questionnaire-39, PDQ-39) 총점 변화량 조사 결과에서도 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회사는 지난 17일 ‘제9회 일본 이상운동질환학회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일본, 대만, 한국 등에서 총 31명의 중증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다국가 3상 임상으로 오픈라벨, 베이스라인 대조, 다기관 임상시험이다. 임상적 효과 및 안전성에서 각 나라 환자간 차이가 없었다.
12주 간 듀오도파 장내 겔을 투여받은 환자의 경우 운동 능력이 약해지고 느려지며 경직되는 오프 시간이 환자가 기존 투약한 경구용 제제로 치료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평균 4.6시간 단축돼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효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에 참여했던 전범석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중증 단계로 진행될수록 환자가 자신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이 더욱 짧아져 가족과 사회에 부담을 주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이번 연구로 듀오도파 장내 겔이 아시아 중증 파킨슨병 환들에게 오프 시간을 줄여주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환자는 자연적인 위 공복 상태가 지연되고 예측할 수 없어 경구 투여 약품이 위에 남아 있는 시간과 소장에서 흡수되는 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듀오도파 장내 겔은 환자에게 경구 카르비도파·레보도파 속방정과 동일한 성분을 투약하지만 경피 내시경하 위루술(PEG, percutaneous endoscopic gastrostomy)을 통해 설치된 튜브와 공장 연장선(jejunal extension)을 통해 현탁액 상태로 소장에 직접 주입된다.
조하나 한국애브비 메디컬부 이사는 “파킨슨병 진행으로 불규칙한 위배출 증상을 겪는 환자는 경구 치료제가 효과적이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지 예측할 수 없다”며 “이번 연구에서 기존 경구 레보도파요법에 비해 안정적으로 약물 주입이 가능한 듀오도파 장내 겔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31명의 환자가 참여해 28명(90.3%)이 임상시험을 완료했으며 1명(3.2%)이 이상반응으로 약물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