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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때문이야’ 소리 없는 간의 경고, 지방간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5-10-20 16:13:30
  • 수정 2015-11-08 13: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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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음 외 비만·당뇨병·고지혈증 원인 … 곡물·탄수화물 섭취 줄여야

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 소장

매년 10월 20일은 대한간학회가 지정한 ‘간의 날’이다. 간은 소화계통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 인체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에 관여하는 화학공장 같은 역할을 한다. 1000개가 넘는 효소를 통한 영양분의 물질대사, 해독 및 면역작용, 호르몬 조절 등 간이 인체에서 하는 일은 500가지 이상에 달한다.
 
간은 항상 ‘술’과 연관돼 거론되는 장기다. 특히 지방간은 술을 좋아하는 뚱뚱한 중년 남성이 잘 걸리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술을 먹지 않는 사람, 여성, 왜소하고 날씬한 사람 중에도 이 질환을 앓는 경우가 적잖다. 지방간에 대해 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 소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지방간은 간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인 상태로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과 비만·당뇨병·고지혈증 등이 원인이 되는 비알코올성으로 나뉜다. 실제로 간을 꺼내 무게를 재기는 어렵기 때문에 초음파검사로 밝기를 측정해 지방간 정도를 판단한다. 최근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성인병이 늘면서 지방간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술은 지방간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술을 자주 마시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될 시간이 부족해 간질환으로 이어지며 체내 영양 부족까지 초래한다. 

지방간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내기 쉽다. 겉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평소와 다르게 피로감, 전신 권태감, 오른쪽 윗배 통증 등이 나타날 경우 지방간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지방간의 합병증은 없지만 지방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술을 한 잔도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해서 지방간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과다한 당질 섭취는 지방간 위험을 높이는 주원인이다.

인체는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호르몬들이 작용한다. 식사 후에 혈당이 오르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 너무 낮아지면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이 나온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 중 하나로 혈당이 많이 오를수록 분비량이 많아진다. 하지만 인슐린은 당분을 간이나 근육에 지방 형태로 저장한다. 만약 지방으로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다 차버리거나, 인슐린이 최대한으로 나올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혈당이 오르면 당뇨병이 온다. 반대로 인슐린이 감소하면 근육이나 간에 있던 지방이 혈액으로 나온 뒤 포도당으로 변해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공복 시 혈당이 정상수치인 100 이하더라도 인슐린이 높은지 낮은지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인슐린이 낮으면 지방간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의미하며 높다면 반대의 결과를 나타낸다.

지방간 증상을 치료하려면 식이요법 및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식이요법으로는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는 대신 과일이나 곡물 같은 탄수화물은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간혹 고기나 생선을 줄이는 대신 과일이나 주스를 먹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지방을 간에 저장하는 주범은 과일이나 곡물 등 탄수화물과 술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걷기, 달리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산 등 유산소운동은 1주일에 3차례 이상씩 한번에 30분 정도 하는 게 좋다. 식사관리, 생활습관 개선, 운동 등을 꾸준히 실천했는데도 지방간이 지속될 경우 인슐린검사를 받고 당분섭취 조절이 필요한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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