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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산삼약침’ 직접 맞아보니 … 오랜만의 ‘개운한 아침’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10-14 12:28:58
  • 수정 2020-09-13 20: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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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내 노폐물, 10분 시술로 청소하는 ‘약침요법’ … 무기력증·만성피로증후군 등 개선, 높은 만족도
김규형 광동한방병원 원장이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안티에이징의 시작은 내적 건강에서 비롯됩니다. 에너지가 넘쳐야 얼굴에서 ‘광’이 나죠.”
김규형 광동한방병원 원장은 심신의 밸런스를 강조한다. 그는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물에 젖은 솜이불마냥 몸이 무겁다면 체내 조화가 깨진 것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 과로, 정크푸드, 화학물질 등에 노출돼 체내 밸런스가 무너지기 쉬운 환경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이를 실감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고인 물에 이끼가 끼듯 몸 속엔 천천히 노폐물이 형성된다. 

이런 경우 특별히 큰 병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컨디션이 저하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를 해결해야 할 질병으로 여기지 않고 방치하면 무기력증, 만성피로증후군에 빠지게 된다.  

피로감이 일상화되면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간과 여유가 있어도 정작 체력이 모자라 활동성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매일 피곤에 찌들어 가뿐한 아침을 맞은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거나 주말을 잠으로 채워도 개운하지 않다면 뭔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몸에 쌓인 찌꺼기를 깨끗하게 청소해 다시 체내 시스템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일반적으로 해독과 맞춤보약 등으로 치료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은 단시간 내 간편하게 이뤄지는 ‘약침요법’을 선호한다. 

약침요법은 귀한 한약재를 치료하려는 경혈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으로 한약과 침이 결합된 일종의 하이브리드 한방 시술이다. 서울 청담동이나 강남 지역 일대에서는 체력 보강이 필요한 연예인, 교수, 사업가들의 건강관리 비결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김규형 원장은 “다량의 화학약물을 주입하는 영양주사와 달리 순수 한약재를 경혈에 극소량 주입하는 게 약침요법의 차별화된 특징”이라며 “전신의 혈자리를 응용하며, 치료 강도와 체내 허실 여부 등에 따라 약침액을 주입하는 깊이와 횟수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약침요법은 기존 침법에 한약을 결합해 발전시킨 새로운 치료법이다. 예컨대 산삼, 녹용, 사향, 우황, 웅담, 자하거 등 순수 한약제제를 추출·정제·혼합해 경혈 등에 주입한다. 기본적으로 수기를 올리고 화기를 내리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원리를 활용한다. 다만 어떤 자리에 무슨 성분을 주사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제각각이다. 각각의 약침요법은 병원마다 나름의 ‘비방’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소화기능이 약하거나, 한약 복용이 어려운 사람에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여러 질환으로 장부허실이 복잡한 사람에게 적용하면 전반적인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어 유용하다. 

약침요법은 한의사의 꼼꼼한 진맥을 바탕으로 필요한 부위에 이뤄진다. 김규형 원장은 기자를 진맥한 뒤 “혈관이 퍼져 있네요. 평소 단 것 좋아하시죠? 잠도 제대로 못 자고요.” 라고 시원하게 최근의 상태를 진단해줬다. 체증을 달고 살던 기자는 의외로 ‘울화가 쌓여 있다’는 충격적인(?) 진단 결과를 받았다.

산삼약침, 항산화·항스트레스 효과에 제격
숙면 유도 효과, “간만에 푹 잠들었네”


김규형 광동한방병원 원장이 약침시술을 하고 있다.기자는 여러 약침 중 ‘산삼약침’을 처방받았다. 김규형 광동한방병원 원장은 “산삼은 특정 질환을 위한 치료제라기보다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며 “혈맥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것은 산삼을 복용하는 것보다 편리하고 효과가 빠른 게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만성피로와 무기력을 동반한 만성질환에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산삼약침의 경우 무엇보다 항산화 및 항스트레스 효과가 크다. 기자는 시술 후 효과를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잔뜩 쌓인 울화를 해소하기 위해 흉부 정중앙에 침을 맞았다. 전혀 아프지 않았고 약물이 쭉 들어오는 싸르르한 느낌이 개운했다. 시술 전후로 팔에 힘을 주는 테스트를 받았더니 버티는 힘이 침을 맞기 전보다 월등히 높아져 깜짝 놀랐다.

무엇보다 시술 후 나무 향과 산삼 향이 전신에 훅 퍼졌다. 김 원장은 “산삼약침 시술 후에는 산삼 특유의 향이 올라와 심적으로도 안정된다”며 “이와 함께 숙면을 유도해 전반적으로 릴렉스된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사람 중에는 약침치료를 선호하는 경우가 적잖다. 인위적이지 않은 산삼향은 한번 맞아보면 자꾸 생각난다는 평이다. ‘인삼껌’의 향과 유사하다고 말하는 환자도 있다. 평소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기자도 오랜만에 걱정 없이 잠들었다. 무엇보다 탁 막힌 듯한 명치가 부드러워졌다.

짧은 시간에 약효를 바로 느낄 수 있다 보니 기존 건강관리나 안티에이징 차원에서 영양주사를 맞던 40대 이상 중년층 중에는 ‘약침치료’로 방향을 돌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한 공대 교수(48)는 평소 바쁜 생활 탓에 제대로 된 건강관리를 하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아내로부터 약침치료를 추천받았다. 밤낮이 바뀐 생활 패턴으로 늘 피로감을 느끼는 데다 보약 같은 것은 성격 탓에 규칙적으로 챙겨 먹지 못하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연구실 생활이 일상이다보니 항상 피곤에 찌들어있지만 바쁜 랩실 생활에 링거주사를 맞는 1시간도 부담됐던 게 사실”이라며 “반면 약침치료는 처음 진맥을 제외하면 평소 10분 안팎의 치료로 끝나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한달 남짓 치료받았는데 확실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한 정도가 다르다”며 “요즘 들어 학생들로부터 ‘어딘지 얼굴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기도 해 지속적으로 치료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규형 원장은 “산삼약침을 지속적으로 맞으면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 등 전반적인 컨디션이 편안한 방향으로 변화된다”며 “이를 토대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생활수칙을 제시해 심신의 균형을 맞춰주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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