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600원대에서 어느새 1000원대로 … 비슷한 성분 미세조정하고 콘셉트만 바꿔
1000원대에 팔리고 있는 유한양행의 ‘까스생위천’, 동화약품의 ‘미인활명수’, 동아제약의 ‘베나치오’
마시는 소화제(액제) 가격이 작년과 올해 사이 500~600원대에서 1000원대로 올라섰다. 편하게 복용하길 원하는 소비자에게 친숙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특별한 공지없이 가격을 올렸다. 1000원대로 약국가에서 속속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제품들은 유한양행의 ‘까스생위천’, 동아제약의 ‘베나치오’, 동화약품의 ‘미인활명수’ 등이다.
작년 하반기에 출시된 유한양행의 까스생위천은 감초, 창출, 건강, 진피, 회향, DL-카르니틴염산염, L-멘톨 성분으로 다른 제품들과 대동소이하다. 이 약은 아직 출시된지 모르거나 최근 시장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출시된 줄 아는 약사가 적잖을 정도로 광고를 하지 않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서울 일부지역 약사회와 판매금액의 일부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는 정도의 소극적 이벤트만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김포의 한 약사는 “까스생위천은 이제 막 출시돼 마케팅을 곧 진행할 예정”이라며 “약국매대 앞에 진열해 고객들의 반응을 보고 있다”고 잘못된 설명을 했다.
동화약품이 올해 출시한 미인활명수는 같은 회사 제품인 까스활명수큐액의 판매가격인 700원대로 전체 용량과 출하가격이 똑같지만 판매가격은 미인활명수가 몇 백원 더 비싸다. 미인활명수는 후박, 현호색, 육두구, 정향, 진피, 창출, 계피, 고추틴크, 건강, L-멘톨, 아선약, 오매(훈증 매실)을 넣었고 액상과당 대신 프락토올리고당을 함유해 여성에게 더 잘맞는 약으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 출시된 동아제약의 베나치오는 회향, 현호색, 육계, 창출, 진피, 건강, L-멘톨, 감초를 넣어 만든 약이다. 이 약은 동아제약의 ‘박카스’처럼 상황별 광고를 만들어 호평받고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베나치오 세립’은 디아스타제·프로테아제·셀룰라제·리파제·프로자임·창출이 들어있다.
광동제약 ‘평위천’ 판매가격도 1000원대로 특별한 광고없이 약국매대에 진열해 판매한다. 이 약은 진피, 후박, 창출, 건강, 감초, UDCA(우루소데스옥시콜린산),디메치콘 등이 들어있다. UDCA나 디메치콘은 차별화된 성분으로 소화기능을 높였다.
다만 까스생위천, 미인활명수, 평위천 등은 각각 기존 생위천, 까스활명수, 위생천 등 기존 제품에 몇가지 성분을 추가해서 가격을 은근슬쩍 올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600원대의 제품인 광동제약의 ‘위생천’이나 동화약품의 ‘활’ 등은 일반약이 아닌 그냥 음료다.
서울 강남구의 한 약사는 “마시는 소화제를 판매하는 회사들 중 인지도가 높은 회사일수록 광고를 더 많이 한다”며 “인지도가 없는 회사는 약국에 부탁해 매대앞에 진열하는 방법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게 상례”라고 밝혔다.
이 약사는 “대부분 제품 성분이 대동소이해 특별하게 손님에게 특정 제품을 권하기 보다 고객들이 알아서 사 마신다”며 “은근슬쩍 가격은 올랐지만 소화제와 같이 복용해서 그런지 가격이 인상된 것을 잘 모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