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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중환자실 운영하다 병원 파산한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8-28 18:22:36
  • 수정 2015-08-31 15: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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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환자 전문의 진료시 사망률 2배 이상 감소 … ‘12차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 개최

국내 병원시스템이나 의료진의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환자 치료시스템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간호사 한명이 2~3명의 중환자를 돌보는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는 간호사와 병상 비율이 1 대 5에 달하는 곳이 허다하다. 국내 의료시스템상 중환자실은 운영할수록 적자만 남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선 병원들은 적극적인 개선 의지조차 없다. 이를 해결하려면 원가의 40~60% 수준에 불과한 수가를 조정해야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중환자의학은 급성 중증 환자를 모아 집중 모니터링 및 치료하는 분야로 병원내 진료 행위 중 생명과 가장 밀접하고 진료의 성과가 드라마틱하게 나온다. 흔히 중환자실을 응급실과 혼동하는데 초기 응급조치 후 중환자로 분류되면 본격진요 진료를 실시하는 곳이 중환자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중환자실은 임종 전 마지막에 들르는 곳으로 인식된다. 즉 일단 중환자실에 입원하면 후유증 없이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포기하는 환자 가족들이 많다.

고윤석 대한중환자의학회 조직위원장은 “중환자는 대부분 어떤 처치를 할지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 경험이 많은 의사가 전담하지 않으면 패혈증(혈액에 세균이 감염돼 독성이 발생하는 증세) 쇼크가 와 환자가 위험해진다”며 “중환자의학 세부 전문의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전문의사가 있을 때 신종플루 환자의 사망률은 32%였으나 없는 경우 48%에 달했다. 패혈증 환자의 사망률은 전문의가 있으면 18%, 없으면 41.6%였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한 해 중환자실 사망자 중 7000~8000명은 제대로 진료할 경우 살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런 가운데 세계중환자의학회와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중환자 치료시스템의 중요성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오는 29일부터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12차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개발도상국 및 6·25 참전국 26개국의 의료진 53명이 참여하는 특별 토론세션을 갖고 선진의료시스템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전염병 임상관리팀의 나호코 신도(Nahoko Sindo) 씨를 초청해 에볼라바이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한국, 일본, 중국, 태국, 인도 등 아시아지역 국가를 포함해 전세계 82개국 3416명의 회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47개국 329명의 석학들이 194개 정규 세션과 소규모 그룹 워크숍을 진행한다.
고윤석 조직위원장은 “중환자실은 임종을 앞둔 환자가 아닌 회복될 희망이 있는 환자가 입실해 집중진료를 받는 곳”이라며 “이번 학술대회는 국내 중환자의학의 질을 높이고 환자 및 가족들이 중환자실에서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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