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갈수록 솟아오르는 승모근 ‘매끈한 어깨 되찾기’

의학건강

정희원 기자
등록 2015-08-24 11:16:34
수정 2020-09-14 12:40:11

경락마사지·스트레칭보다 월등한 슬리밍 효과 … 미용 목적 과도하게 주입하면 부작용 우려

승모근이 발달하지 않은 사람에게 보톡스를 주입하면 목을 가누는 힘이 줄고 팔을 들어 올리는 움직임이 뻣뻣해질 위험이 있다.

직장인 양모 씨(32·여)는 입사한 뒤 시간이 흐르면서 전에 없던 편두통과 어깨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거울을 보니 산처럼 솟아오른 승모근에 신경질이 난다. 네크라인이 많이 파인 옷을 입어도 전혀 여성스럽지 않다. 마사지숍을 찾으면 100이면 100 ‘어깨가 심하게 뭉쳐 놀랍다’고 말한다. 오랜 컴퓨터작업에 승모근은 해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그는 “목선부터 어깨까지 ‘ㄴ’자로 이어지는 여성스러운 라인을 찾고 싶은 소망”이라고 말한다.

승모근은 그리스어로 작은 탁자를 의미하는 중력에 저항하는 근육이다. 목과 어깨를 지나 견갑골까지 이어지며 어깨근육을 들어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성에게 잘 발달한 승모근은 남성미를 살려주지만 여성의 경우 과도하면 거북목처럼 짧고 답답해 보여 콤플렉스로 여기는 사람도 적잖다.

문제는 목덜미 부위가 솟아오르면 통증이 동반되는 점이다. 잘못된 자세, 과도한 긴장, 과음, 스트레스 등으로 단단하게 뭉쳐진 근육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장시간 침대에서 혹은 엎드려서 스마트폰을 쓰는 것도 한몫한다. 여성은 가슴 사이즈에 맞지 않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도 승모근을 키울 수 있다.

어깨에 힘을 주는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기만 해도 근육이 잘 뭉치고 발달하게 된다. 실제로 어깨질환 환자들은 대부분 목이 두껍다. 신체는 스스로 바른 자세를 잡기 위해 승모근에 많은 근육을 동원해 굽은 어깨를 잡아당기려 하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근육으로는 굽은 어깨를 펴는 데 한계가 있어 결국 승모근이 단단하고 굳어진다.

승모근에 문제가 생기면 어깨결림, 어깨솟음, 어깨시림, 편두통, 목 부위 통증, 견갑내측 통증, 소름이 돋는 증상 등이 생긴다.

그렇다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승모근을 없앨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미적으로 신경 쓰인다면 근육이 과도하게 발달하지 않도록 평소 생활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게 우선이다. 척추를 곧게 세우고 날개뼈가 비뚤어지지 않게 상체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승모근이 불거지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또 틈틈이 스트레칭하는 게 통증을 줄이고 뭉친 근육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한쪽 팔로 머리를 잡아 옆으로 당겨주고 반대 팔도 동일하게 시행하는 스트레칭이 좋다. 머리를 45도 방향에서 아래로 당겨주면 목 뒤까지 스트레칭할 수 있다. 양쪽 모두 10초씩 3세트 반복한다. 폼롤러를 베고 목을 옆으로 왔다갔다 해주는 것도 뭉친 근육을 푸는 데 효과적이다.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외관상 보기 싫다면 보톡스의 힘을 빌려볼 수 있다. 근육은 오래 사용하지 않으면 저절로 부피가 감소한다. 가령 깁스를 오래 하면 다리나 팔이 가늘어지듯 보톡스는 근육을 마비시켜 더 이상 발달하지 않도록 돕는다.

보톡스를 승모근에 직접 주입하고, 통증은 거의 없다. 다른 부위 보톡스와 마찬가지로 시술 시간도 5분 내외로 빠른 편이다. 근육량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한쪽 어깨를 4~5군데로 나눠 한 군데당 4유닛 정도의 보톡스를 사용한다.

승모근보톡스는 애초에 미용 목적으로 탄생하지 않았다. 어깨에 담이 쌓였다거나 어깨 근육이 뭉친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승모근이 원인으로 판단될 경우 활용됐다. 승모근보톡스는 본래 이 부위가 지나치게 발달해 어깨 통증이 나타날 때 완화해주는 치료제로 쓰였다.

성형수술이 대중화하면서 이를 미용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승모근에 보톡스를 주입하면 일시적으로 근육 크기가 줄어 목과 어깨가 ‘ㄴ’에 가까운 형태가 된다. 그러나 정상인이 보톡스를 과도하게 맞으면 어깨 근육이 약해져 팔의 움직임이 뻣뻣해진다. 승모근이 목·어깨·등뼈에 붙어 어깨를 위로 들어올리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발달하면 근육 통증이 생겨나는 단점은 있어도 목디스크에 걸릴 확률은 낮아진다.
승모근에는 과도한 양의 보톡스를 사용하지 않는다. 어깨를 들어 올리거나 고개를 가누는 힘까지 빠져버릴 수 있어 주입량에 신경써야 한다. 부작용의 위험도 있으니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시술 후 최소 2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1개월 뒤에는 근육의 50% 정도 감소한다. 2개월째에 접어들면 70~80% 줄어들어 효과가 정점에 이른다.

시술 후 3주간 어깨에 간접적으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다. 이때 근육의 부피가 줄 뿐만 아니라 어깨통증까지 사라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승모근보톡스는 경락이나 마사지보다 어깨가 슬림해지는 효과가 크다.

줄어든 승모근은 대개 6개월 정도 유지되며 근육 사용량에 따라 개인차가 있다. 어깨를 많이 쓰고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금세 근육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승모근보톡스를 맞는 것은 지양하는 게 좋다는 견해를 보인다. 승모근이 발달하지 않은 사람에게 보톡스를 주입하면 목을 가누는 힘이 줄고 팔을 들어 올리는 움직임이 뻣뻣해질 위험이 있다. 원칙적으로 승모근보톡스 시술 후에는 리터치도 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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