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내부나 장기 사이의 공간에 과도하게 지방이 축적된 내장비만 남성은 통풍에 걸릴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체질량지수(BMI, 신장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가 25㎏/㎡ 미만인 정상체중 남성도 내장비만이면 통풍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환·이주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센터 교수팀은 2009~2013년 내원한 총 103명의 성인 남성 통풍환자군(평균연령 51세)을 204명의 건강한 남성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통풍 환자의 내장지방 면적은 115.6±25.3㎠로 건강한 남성의 97.7±20.2㎠보다 넓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통풍환자 중 내장비만자는 74명(71.8%)로 대조군의 내장비만자 84명(41.2%)보다 빈도가 높았다.
박 교수팀은 체성분분석기(Inbody, 인바디)를 이용해 내장지방 면적이 100㎠를 초과하면 내장비만으로 정의했다. 내장지방 면적은 혈중 중성지방농도, 혈중 포도당 농도와 비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내장비만이 대사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임을 의미한다.연구팀은 또 다변량분석을 통해 내장비만이 통풍 발생을 예측하는 독립인자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 내장비만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통풍에 걸릴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이 정상 체중인 통풍 환자군 38명과 건강대조군 150명을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나 총 지방량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내장지방 면적과 내장비만의 빈도는 통풍 환자군이 유의하게 높았다.
통풍 환자의 내장지방 면적은 98.7±19.3㎠로 정상군의 91.0±16.7㎠보다 넓었고, 통풍환자 중 내장비만자의 비율은 47.4%로 정상군의 27.3%보다 높았다.
또 건강대조군에는 대사증후군 질환이 없는 반면 통풍 환자는 103명중 33명(31.7%), 정상체중인 통풍 환자는 38명 중 5명(13.2%)가 대사증후군으로 조사됐다.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통풍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바람만 불어도 아픈 병’으로 알려진 통풍은 혈중 요산(음식으로 섭취된 퓨린을 인체가 대사하고 남은 산물)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결정이 관절 및 주위 조직에 침착돼 급성 및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등이 빨갛게 붓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이주하 교수는 “내장비만이 생기면 지방세포가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카인을 만들고, 이런 염증물질이 통풍을 악화시킨다”며 “항염증효과를 얻으려면 칼로리를 적당량만 섭취해 내장지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환 교수는 “국내 통풍 환자의 상당수는 체질량지수 25㎏/㎡ 미만인 정상체중인 환자로 팔·다리가 가늘고 배만 나온 내장지방형 비만인 경우가 많다”며 “등에 살짝 땀이 날 정도로 빨리걷기,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운동으로 장기 사이의 내장지방을 효율적으로 연소시켜야 통풍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관절전문학술지인 ‘관절염연구와 치료(Arthritis Research & Therapy)’ 5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