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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일제강점기 조선 청년의 마라톤 우승 전한 활명수 광고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08-13 11:10:58
  • 수정 2015-08-19 11: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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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 올림픽 승전보 전하며 민족 자긍심 고취 … CEO 3명 독립운동가 출신

1936년 8월 11일 조선일보에 실린 동화약방(現 동화약품) 활명수 광고

광복 70주년을 맞아 올해로 창립 118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제약기업 동화약품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민족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마다 특유의 애국정신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말기에 일반 민중들은 급체, 토사곽란 등이 일어나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목숨을 잃는 일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궁중선전관 민병호 선생은 궁중비방에 서양의학의 장점을 더해 활명수를 개발했다. 이름 그대로 ‘생명을 살리는 물, 활명수(活命水)’가 된 셈이다. 동화약품 활명수는 1897년 개발한 대한민국 최초 양약이자 제약업의 시작이다.

일제 강점기 상황에서도 동화약품은 나라와 민족을 위한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1936년 8월 9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하자 승전보를 알리는 축하 광고를 일간지에 그 해 8월 11일 게재한 것. 당시 광고에서 조선 청년의 의기충천(意氣衝天)을 알려 암울한 시대에 국민들의 자부심을 북돋았다.

당시 동화약방(現 동화약품)은 민강 사장이 독립운동에 투신하다 갑작스럽게 사망해 큰 경영 위기를 겪고 있었다. 그럼에도 건강한 체력의 근원이 건전한 위장이며 이를 위해 “건강한 조선을 목표로 하자”는 민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게재해 민족정신을 강조했다. 

동화약품의 민족정신은 경영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초대 사장 민강 선생은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국내 연락을 위해 만들어진 비밀단체 ‘서울연통부’의 행정책임자로 국내외 연락 및 정보활동을 담당했고, 활명수 판매를 통해 독립운동가의 활동자금을 지원했다. 5대 사장 보당 윤창식 선생은 ‘조선산직장려계’와 ‘신간회’를 설립하는 등 조선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독립운동에 힘썼다. 윤광열 명예회장은 광복군으로 활동했다.

조선시대 말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과 분단 등 격동의 현대사를 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화약품 장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족과 건강을 지키는 국내 최장수 기업이라는 사명감이 국내에서 유일한 일업백년(一業百年) 제약 기업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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