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0~60대 여성의 상당수는 ‘안면홍조, 야간발한 등 폐경증상을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면서도, 10명중 7명은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를 찾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여성은 병원을 방문하는 대신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도 폐경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한폐경학회는 폐경 증상 및 호르몬치료에 대한 국내 여성들의 인식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2010년 이후 5년만에 실시한 대규모 조사결과다. 전국 45~65세 여성 2330명을상으로 진행됐다.
폐경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치료법은 식이요법과 운동(36.5%)이었다. 호르몬치료(19.7%), 건강기능식품(11.4%)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응답자의 65% 이상은 폐경증상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생각하고 70%가 폐경증상치료를 위해 산부인과에 가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나, 실제로 폐경증상에 대한 상담 혹은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폐경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지가 실제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셈이다.
이들이 산부인과를 방문하지 않는 이유로는 ‘운동 등 생활습관을 먼저 개선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38.2%로 가장 높았다. 이는 평소 폐경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방법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42.8%가 ‘식이요법 및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라고 답한 것과 일맥상통했다.
그러나 실제 식이요법 및 운동한 여성 중 폐경증상 개선에 효과적이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59.8%이었다. 반면 병원 내원 및 상담 후 호르몬치료제를 처방받아 개선 효과를 봤다고 응답한 비율은 76.0%에 달했다. 즉 폐경증상 개선효과에 대한 만족도는 식이요법 및 운동한 여성군보다 호르몬요법군이 1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여성들이 호르몬치료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는 폐경여성의 29.9%만이 호르몬치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병원에 내원해 호르몬치료제를 처방받는 게 폐경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29.2%로 비교적 낮았다. 실제 폐경 증상개선을 위해 내원해 호르몬치료제를 처방받은 경우역시 19.7%에 불과했다.
2010년 10월 폐경여성 5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20.6%만이 의사와 상담후 호르몬치료제를 처방받았다고 답해, 5년 사이 호르몬치료제 처방비율에는 큰 변화가 없고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몬치료에 부정적인 이유로는 질출혈, 체중증가, 유방압통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암 발생에 대한 두려움이 전체의 77%(2010년), 88%(2015년)를 차지해 5년 사이 호르몬치료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원인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이병석 대한폐경학회 회장은 “호르몬 치료에 대해 폐경여성들이 인식하는 위험도는 실제 위험도에 비해 과대평가됐다”며 “기존에 사용되는 호르몬치료제 외에도 최근 안전성을 높인 호르몬치료제가 새로 출시돼 폐경증상 치료 옵션이 한층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여성들이 병원을 방문해 적극적인 호르몬치료를 받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