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지난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파동에 따른 영업 중단으로 매출 손실이 1000억원에 달하는 점과 제도 운영상 문제점을 감안해 약가인하 조치를 1년 유예해줄 것을 31일 보건복지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KRPIA는 회원사들을 조사한 결과 메르스 사태로 유발된 내원 환자의 감소 등으로 매출이 급감해 6~7월 매출액 피해가 평균 16.5% 감소하는 등 1000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이 추산되며, 의료기관 폐쇄에 따른 임상시험 중단·영업활동 위축·의료기관 대금결제 지연 등의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약가인하 조치까지 겹치면 5000여 품목 2000억원 규모의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제약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신약개발을 통해 글로벌 진출에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점도 감안해 이번 실거래가 조사에 의한 약가인하 제도 시행을 1년 간 유예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2016년부터 일련번호 보고가 정착되면 유통 과정이 더욱 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공급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RPIA는 실거래가 조사에 의한 약가인하를 시행하기 위해서 약가인하의 행정처분의 구체적 원인 제공자인 의약품유통업자에 대한 기본 정보가 해당 제약사에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며, 현행 실거래가 조사 방식은 보험의약품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 거래내역을 구분할 수 없어 제약사 의지와 무관한 불법 거래분도 약가인하에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가중평균가 산정에 의한 약가인하율 결정도 2014년 9월부터 시행됐음에도 2014년 모든 기간에 소급적용해 신뢰보호 원칙 위배 등과 같은 법률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고, ‘처방조제 약품비절감 장려금 제도’로 인해 의료기관의 우월적 지위에 의한 원내조제약물의 약가인하 쏠림 현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의약품, 국공립병원 및 보훈·산재병원 거래분은 약가인하 조사대상에서 제외돼야 하므로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예기치 못한 메르스 피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현행 사후관리제도의 허점을 보강하기 위해서 최소한 1년 이상의 제도 시행 유예를 정부에 건의한다”며 “정부가 이 제도를 그래도 시행한다면 제약강국이 될 수 있는 문턱에 서 있는 제약산업은 다시 한번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제약업계가 협의체를 구성해 복잡하고 중복적 사후관리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제약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