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최근 유럽의약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생후 6주~17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말라리아 후보백신(학명 RTS,S) 사용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 의견을 채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결정에 이어 세계보건기구(WHO)도 국가예방접종사업에서 이 백신의 도입 여부와 방식을 검토할 예정이다.
RTS,S는 감염병예방사업을 펼치는 비영리민간기구인 PATH의 말라리아백신기구(Malaria Vaccine Initiative, MVI)와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된 최초의 말라리아 후보백신이다. 다른 백신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다루는 반면 이 백신은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 성행하는 열대열원충으로 인한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됐다. 2013년 전세계에서 말라리아로 인해 약 58만4000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90%가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 발생했다.
유럽 약물사용자문위원회의 과학적 견해는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권장되는 조치에 RTS,S를 병용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단계가 된다. 이번 영유아 대상 사용에 대한 긍정적 견해는 안전성, 효능, 품질 등의 데이터 평가가 바탕이 됐다. 제출된 임상 데이터는 아프리카 8개국(부르키나파소, 가봉, 가나, 케냐, 말라위,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13개 연구기관과 MVI, GSK 등이 약 1만6000명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연구 결과를 포함했다.
RTS,S를 3회 접종한 후 18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백신을 처음 맞은 생후 5~17개월 유아에서 말라리아가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생후 6~12주의 영아에서는 27%까지 감소했다. 연구 종료 시점에서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RTS,S 4회 접종을 통해 말라리아가 약 39%, 3년간 추적 관찰 후에는 27%까지 줄었다.
말라리아가 많이 전파되는 지역에서는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 1000명당 6000건 이상의 임상적 말라리아가 예방됐다. RTS,S의 유효성은 살충 처리된 모기장과 같은 기존의 말라리아 예방조치와 함께 평가됐다.
앤드류 위티(Andrew Witty) GSK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정은 영유아에게 세계 첫 말라리아 백신을 제공하는 데 한걸음 다가간 것”이라며며 “RTS,S가 말라리아에 대한 완전한 해답이 될 수 없더라도 모기장이나 살충제 등 예방조치와 병용할 경우 아프리카 아동에서 말라리아 위험을 통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데이비스(Steve Davis) PATH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아프리카 아동에게 RTS,S 백신을 사용하기까지 몇 가지 단계가 남아있다”며 “PATH는 GSK를 비롯한 파트너사에게 필요한 근거를 가능한 빨리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GSK는 RTS,S의 승인시 백신을 비영리 가격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RTS,S의 가격은 백신 생산비용과 약 5%의 최저 수준 수익을 더해 책정될 예정이다. 수익은 차세대 말라리아백신 또는 다른 열대질환백신 연구개발에 재투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