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가 끝나가는 시점에 홍콩독감이 유행하고 있어 조속히 4가독감백신 접종을 맞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당국이 지난 6월12일~7월15일 사이에 홍콩독감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18세 이상 성인 140명 가운데 103명이 사망했다. 지난 6월에는 6일만에 16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사율이 매우 높다. 1~4월 중 사망자 502명을 포함해 올들어 독감으로 모두 60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2015년 초, 홍콩독감이 다시 발병해 매우 높은 70% 의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홍콩에선 1969년 시민 100만 명이 사망했던 전례가 있을 정도로 악명을 떨쳤다. 사망자 규모와 감염력은 메르스나 사스보다 치명적이지만 백신이 개발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독감(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질환)은 매년 겨울 주기적으로 전파되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 2가지, B형 2가지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유행할 독감을 미리 예상해 독감백신의 제조에 기준을 제시해왔는데 그동안 3종류의 백신을 섞어 만든 3가백신이 생산됐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정확하게 예상한 독감 유행은 절반 이상 틀려 백신을 접종받고도 다른 형의 독감에 걸리는 사례가 많았다. 올해 역시 예상이 빗나가 홍콩독감의 유행이 시작된 것이다.
3년전부터 이런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4가독감백신이 개발됐고 현재 한국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플루아릭스테트라’가 유일한 4가백신이다. 하반기에 SK케미칼과 녹십자의 4가백신이 출시될 가능성도 높다. 플루아릭스테트라는 A형 바이러스주 2종(A/H1N1, A/H3N2) 및 B형 바이러스주 2종(B-Victoria, B-Yamagata) 4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WHO와 EMA(유럽의약품청)는 4가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홍콩독감의 국내 유행 징후는 없고 인플루엔자의 1~4일의 짧은 잠복기를 고려할 때 홍콩에서 유행이 시작된지 6주가 지나 국내 유행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여행도 미룰 필요는 없지만 개인위생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삼가길 권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이번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에서 환자 186명이 발생해 36명이 숨진 메르스는 상대적으로 홍콩독감에 비해 전파력이 덜한 편이다. 메르스는 환자의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환자와 2m 이상의 거리를 두면 괜찮지만 홍콩독감은 공기전염이 되기 때문에 급속도로 확산된다.
홍콩독감은 백신접종 등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치료제로는 로슈의 ‘타미플루’(성분명 타미비어, tamivir)나 GSK의 ‘리렌자’(성분명 자나미비어, zanamivir)가 있다. 타미플루는 내년 2월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10여개 국내제약사들이 제네릭을 개발해왔다. 종근당과 SK케미칼 등은 이미 시판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