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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무기력증 탈출, 청소로 시작해본다
  • 정희원
  • 등록 2015-07-27 00:43:46
  • 수정 2020-09-14 12: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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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동사니가 쌓이기 시작했다면 삶에 문제 생긴 것 암시 … 자주 쓰는 20% 제외하고 깔끔하게 정리하라
청소력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초조해하고 허둥대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효력을 발휘한다한 심리학 연구 결과 지저분한 방이나 흐트러진 사무실에서 생활할 경우 평상시보다 심박 수와 혈압이 높아진다. 이후 뒷목, 어깨가 결리며 이유 없이 초조해하거나 쉽게 화를 내게 된다고 한다. 이는 사람의 마음과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풍수 전문가 캐런 킹스턴은 “잡동사니가 쌓이기 시작할 때에는 우리의 삶에 뭔가 문제가 생겼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만약 무기력증에서 탈출해 새로 시작하고 싶다면, 당신이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청소에 나서보는 게 도움이 된다.

세상의 온갖 불행은 다 자신을 따라다녔다는 일본 사업가 마스다 미쓰히로 씨. 당시 사업은 실패하고, 설상가상 이혼까지 당해 가정이 깨지자 인생의 밑바닥에서 자살충동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는 “쓰레기 같은 방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고 회고한다. 

그 때 찾아온 친구는 이불 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 그를 대신해 방안의 쓰레기는 물론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마스다의 짐을 모두 버리기 시작했다. 마스다는 “청소를 마치고 방의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까지 시키고 나자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2주 후 마스다 미쓰히로는 청소를 해 준 친구와 함께 청소사업을 시작했고 그가 2007년 집필한 ‘꿈을 이루어주는 청소력’은 일본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는 일본 최고의 성공학 강사로 자리잡았다. 

그는 ‘청소엔 분명 힘이 있다’는 청소력을 강조한다. 청소는 상황을 달라지게 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기존의 나에서 새로운 나로 변신, 원하는 인생에 다가서도록 만들고 운명을 바꾼다고 설명한다. 

요컨대 청소력은 쓸데없는 것을 제거하는 행위에서 진정한 위력을 발휘한다. 즉 청소력을 통해 빼앗는 것에서 주는 것으로 인생이 변하면 부와 성공을 움켜질 수 있다는 얘기다. 청소만으로 성공할 순 없지만 청소를 통해 마음가짐을 바꾸고 그럼으로써 삶을 통째로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는 “환경이 어수선하면 머릿속이 맑지 않다. 결국 이런저런 잡생각에 시간을 빼앗기고 삶에도 일에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잠시라도 삶과 일에 몰두하는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단 1분만이라도 시간을 내 몸소 ‘닦기’를 실천해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 놀라울 정도로 심신이 산뜻해지며 집중력이 생긴다. 그때야 비로소 그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마스다는 변신하려면 화려했던 과거를 연상시키는 물건을 치우는 동시에 누군가를 향한 가슴 속 증오까지 훌훌 털어내고 대신 특정 장소를 정해 고마운 사람을 떠올리며 청소해보라고 권한다.

마스다가 얘기하는 청소력의 세가지 기술은 △버리기 △닦기 △정리정돈이다. 그는 “청소력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초조해하고 허둥대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효력을 발휘한다”며 “무언가를 버릴 때는 필요하지 않다면 잡동사니니까 아까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개발 전문가이자 성공학 명강사로 유명한 브라이언 트레이시도 ‘책상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일을 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청소’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칼럼니스트 허지웅 씨다. 그는 평소 ‘청소는 생활’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트위터에서 청소에 대한 팁을 내세웠는데 수준이 굉장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마스다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원하는 장소에 없으면 일을 못한다”며 “보이는 곳은 당연히 깨끗해야 하고, 안 보이는 곳도 깨끗해야 하며 깨끗하지 않으면 계속 머릿속을 맴돌며 생각이 난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그는 자신에게 청소는 결벽증, 집착, 강박을 떠나 마음의 안정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허 씨는 대학 진학 이후로 쭉 혼자 살며 등록금, 집세,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1990년대 후반 대학등록금은 200만원 안팎이었다.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은 해결했지만 문제는 집세였다. 그래서 고시원 야간총무로 일하게 됐다. 총무를 하면 고시원에서 작은 방 하나를 줬기 때문이다.
 
1평 남짓한 고시원 방은 좁아도 너무 좁았다. 의자를 책상에 올려야 겨우 발을 뻗고 잘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어떤 물건이든 벽에 걸어야만 했다. 그때부터 허 씨에게 자연스럽게 체득된 게 청소와 정리였다. 정리를 제대로 해놓지 않고 수납도 제대로 해놓지 않으면 자다가 물건이 떨어져서 죽을 수도 있을 정도였으니 그에게 청소와 정리는 이른바 ‘생존’이었다.
 
그가 말하는 청소의 기본은 ‘선 정리’다. 선 정리의 제일 중요한 점은 선을 감추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선을 드러낸 채 인테리어의 일부로 만들어야 한다.
 
청소를 할 때는 청소기를 돌리기 전에 물걸레질을 먼저 한다. 물걸레질로 큰 먼지나 머리카락은 대부분 닦이지만 바닥에 달라붙은 흡착먼지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 먼지는 보기에도 안 좋지만 마르면 공중에 떠다닌다. 그렇기 때문에 물걸레질로 큰 먼지와 기름기를 제거한 후 청소기로 흡착먼지를 제거하는 게 옳다. 대청소는 1주일에 한번 하지만 수시 청소는 핸디청소기와 극세사를 붙인 밀대로 한다.
 
무엇보다 ‘좋은 청소기’를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청소도구는 거의 필요 없다고 말한다. 먼지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하고, 공기 중에 있는 미세한 먼지 입자를 제거하는 헤파필터가 있는 청소기면 된다. 그리고 침대를 청소할 돌돌이 끈끈이와 극세사 밀대면 청소도구는 끝이다. 

좀 더 여유가 있다면 간단하게 쓸 수 있는 핸디청소기가 ‘두개’ 정도 있으면 좋다. 굳이 두 개를 강조하는 이유는 한 개는 많이 만지는 키보드와 브라운관 같은 화면청소용이고, 한 개는 신발장 청소용으로 구분해야 되기 때문이란다. 천장도 보름에 한번씩 청소하는데 모든 바닥을 닦을 수 있는 올 플로어 헤드를 하나 사서 청소기에 붙여 쓰면 된다. 과연 극찬받을 만한 세세한 청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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