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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hCG호르몬 투여했더니 살이 빠졌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7-20 18:14:59
  • 수정 2021-07-20 18: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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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로 절식 & 호르몬 투여 … 다이어트 초심자는 의사와 함께하는 주사요법이 유리
임신 중 분비되는 ‘인간융모성성선자극호르몬(hCG, Human Chorionic Gonadotrophin)’이 최근 새로운 다이어트 ‘시크릿’으로 회자되고 있다. hCG는 임신한 여성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 임신테스트기로 임신 여부를 이 호르몬의 검출 유무로 체크한다.

일부에서는 hCG다이어트는 신체의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체중감량법이라고 소개한다. 미국의 ‘닥터오즈쇼’에서 호평받기도 했다. 국내서는 최근 10㎏을 감량하며 컴백한 여가수 A가 이 방법을 썼다고 알려져 있다.

임신호르몬과 다이어트가 연관성이 있는지 아리송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hCG는 임신 중 태아를 보호하는 장치로 작용하기도 한다. 가령 임산부가 기아 등 극한 상황에 처하면 hCG는 체내의 불필요한 지방을 녹여 혈액 속에 흐르게 만드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때 hCG가 몸속에 흐르도록 만들면서 칼로리 섭취를 하루 500㎉ 정도로 제한하면 신체는 영양분의 공급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곧 몸속에 저장했던 지방을 녹여 내보내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방성분이 혈액 속에 돌게 되면 칼로리 섭취를 제한했을지언정 신체는 충분한 칼로리를 공급받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다른 초절식 다이어트에 비해 허기지거나 힘이 덜 빠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 다이어트법을 추천하는 전문가는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지만 신체 변화는 드라마틱하다고 소개한다. 또 비정상적인 지방만 없애므로 피부가 탄력을 잃거나 주름이 지는 등 흔한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의 부작용이 드물다고 한다.

이 다이어트는 1950년대 초반 영국의 의사 시미언 박사가 개발했다. HCG로 성조숙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연구하던 중 비만한 환자가 치료 후 체중이 감량하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가설을 세우고 실험과 임상관찰을 통해 발견하게 된 다이어트 방법이다.

그 후 자신의 개인 클리닉에서 오랜 기간 비만환자를 hCG로 치료한 뒤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자 이를 프로토콜화해 하나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김재형 대구 남산병원 원장은 “이 다이어트법은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지방을 없애므로 단순히 몸무게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배, 엉덩이, 허벅지, 팔 윗부분 등 문제가 있는 부위가 잘 빠져 둘레 감소 효과가 크다”며 “기존 다이어트에 비해 체형교정 효과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가 적잖다. 프랭크 그린웨이(Frank L. Greenway) 미국 캘리포니아대 의대 교수팀의 연구 결과 hCG호르몬 치료와 함께 6주간 식이관리, 생활습관 관리를 받은 참가자 20명 중 18명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이들의 불안점수(Anxiety Score)는 다이어트 전 83.6에서 후 63.2로 떨어졌다. 오랜 초저열량 식이를 시행한 이후에도 이 수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의아해 할 정도다.

가장 중요한 체중 변화의 경우 평균 80㎏이었던 참가자들은 71.6㎏으로 8.4㎏감량에 성공했다. 6주만에 90%의 참가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평균 8.4㎏를 감량한 것이다.

hCG다이어트는 크게 4단계로 나눠진다. 우선 호르몬 투여를 시작하는 첫날부터 이틀간 1단계에서는 기름지게 많이 먹는다.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앞두고 일종의 열량을 축적하는 단계다. 다이어트에 들어간 사람들은 대부분 첫 주 몇일 동안 심각한 허기를 느끼는 데 주요인은 1단계에서 충분히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단계를 열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로딩데이’로 정하고, 강제적으로라도 많이 먹어야 할 필요가 있다. 기름지고 살이 잘 찌는 음식일수록 좋다.

2단계는 호르몬 투여 3일째부터 호르몬 투여 종료 후 3일까지 총 31일간을 말한다. 호르몬은 약 한 달간 투여하게 되고, 하루에 500㎉의 열량 섭취만 허용된다. 

3단계는 2단계 후 3주간으로 이때 전분과 설탕을 제외한 음식을 섭취한다. 4단계는 3단계 후 3주간으로 전분과 설탕의 섭취를 서서히 늘려나가며 폭식하지 않고 음식에 적응토록 만든다.

hCG다이어트는 무엇보다 철저한 식단관리가 관건이다. 특히 2단계부터는 가혹할 정도로 심플한 식단을 지켜야 한다.

기본적으로 아침에는 금식하고 점심과 저녁에는 단백질과 채소로 식단을 꾸린다. 우선 끼니마다 각각 100g의 단백질을 섭취한다. 단백질이라고 모두 섭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소고기, 닭가슴살 중 선택한다.

야채는 △시금치 2컵 △치커리 1컵 △비트 2컵 △토마토 1컵 △샐러리 2컵 △양파 1컵 △오이 2컵 △아스파라거스 2컵 △양배추 2컵 중 선택한다. 이와 함께 과일을 곁들이며 사과 1개, 딸기 한주먹, 자몽 반개, 오렌지 1개 중에서 골라 먹으면 된다.

이때 하루에 적어도 500㎖ 기준 한두 병의 물을 마셔야 한다. 녹차는 좋지만 박하잎이 들어간 민트제품은 피해야 한다. 카페인이 든 차 종류는 허기를 가시게 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블랙커피를 한두 잔 추가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hCG호르몬 없이 이 식단만 지켜도 살이 안 빠질 수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500㎉의 초저열량 식이만으로는 지속적인 식단 유지가 어렵고 비정상적인 지방을 제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거의 굶다시피하므로 심각하게 건강을 해칠 수 있어 다이어트가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다.

초절식과 호르몬 투여로 기본인 hCG다이어트는 의사의 처방을 받은 뒤 시행하는 게 가장 좋다. 이는 주사요법으로 이뤄지며 환자가 직접 주사를 처방받아 아침, 저녁으로 한번 혹은 하루에 한번 스스로 주사한다. 아주 가느다란 바늘에 펜처럼 한번 누르면 되므로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 복부를 꼬집고 피하지방에 주사하므로 특별한 통증이 없다.

주사요법은 비만클리닉,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에서 시행하는데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만큼 소수의 병원에서만 시행한다. 이를 잘 모르는 산부인과에서는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 hCG호르몬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병원에서 받아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서 유통되는 제품들은 hCG호르몬이 아닌 동종요법 제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와 관련돼 동종요법 제제는 큰 효과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호르몬을 사용하니까 문제가 생길 것으로 막연히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부신호르몬, 갑상선호르몬 등 많은 호르몬들이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추세여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hCG호르몬은 정상적으로 임신시에 분비되는 호르몬이며, 매우 소량을 사용하므로 부작용이 거의 없다.

김재형 원장은 “주사를 활용한 다이어트 시 하루에 투여하는 양이 125~250 IU인데, 불임치료를 위해 한번에 주사하는 양은 5000 IU이고 1만 IU까지 쓸 수 있다”며 “정상적인 임신의 경우 산모의 몸에서 생산되는 양은 2000~5만 m IU/㎖이고 다이어트를 위해 투여되는 hCG호르몬의 양은 매우 적어서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이는 다이어트 과정에서 조금씩 좋아지고 나중에는 정상이 된다. 김 원장은 “원래 콜레스테롤치가 정상이었던 사람의 경우에는 변화가 없고, 콜레스테롤이 높았던 사람에서 잠시 증가세를 보이기도 한다”며 “이는 유해하지 않은 유리콜레스테롤의 형태가 증가하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고 말했다.

담낭질환이 있는 사람은 식이에 지방이 매우 적게 포함되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담즙 내 콜레스테롤 비율이 높아지는 등 담낭질환이 초래될 수 있으나, 지방질 섭취를 완전히 배제하거나 급격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에는 담즙이 담낭에서 십이지장으로 보내지지 않기 때문에 담낭 내부에 담즙이 고여 담낭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여성은 또 급격한 초절식 다이어트로 월경장애가 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김 원장은 “다이어트 프로토콜을 제대로 지킨다면 요요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제대로 식단을 지키지 않거나 2단계 후 자신도 모르게 풀어지는 경우라면 요요가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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