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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병원 입원 ‘600㎞ 메르스 환자’, 완치 후 퇴원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7-02 16:55:00
  • 수정 2015-07-07 1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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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 후 강릉의료원·삼성서울병원 찾아, 격리시설 없어 방황 … 에크모 치료받고 생존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음압병실에서 치료 중이던 ‘600㎞ 메르스 환자’로 알려진 50대의 환자 A씨가 20일간 음압병실에서 치료받은 뒤 완쾌해 1일 퇴원한다고 밝혔다.

평소 건강하던 A씨는 부인의 간병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방문했다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에 감염됐다. 증상 발현 후 그가 겪었던 여정은 국내 공중보건체계의 열악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A 씨는 지난달 11일 춘천의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자 춘천 소재 모 대학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이 병원은 국가치료병원이었음에도 적절한 격리시설이 없었고, A 씨는 대기소에 머물다가 보건소 차량을 이용해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됐다. 하지만 이 병원에도 격리병실이 없어 다시 춘천 자택으로 돌아가 자가격리 상태로 있어야 했다.

다음날 격리 상태에서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뒤 급히 영동지역에 있는 강릉의료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미 상태는 악화됐다. 게다가 강릉의료원은 중환자를 치료할 시설과 전문 의료진이 없었다. 지난 13일 자정을 넘겨서야 수소문 끝에 보라매병원 음압격리병실에 겨우 입원할 수 있었다.

도착 당시 상태는 매우 위중했고 대기하고 있던 마취통증의학과팀은 의해 신속히 기도삽관을 한 뒤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하지만 폐로 들어가는 산소의 농도를 100%(공기 중 산소농도 21%)를 주입한 끝에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산소포화도를 간신히 맞출 수 있었다. 즉 폐기능이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다. 도착 당시 당직을 서며 환자를 진료했던 방지환 감염내과 교수는 “15분만 병원에 늦게 도착했어도 사망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산소를 주입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의료진은 에크모(ECMO, 일시적으로 폐의 산소교환기능을 대신하는 기계)를 장착한 뒤 최선의 유지요법을 진행했다. 상태가 너무 불안정했던 탓에 에크모 시술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보호자가 가망 없는 환자에게 고통만 주는 것 아니냐며 망설이기도 했다.

인공호흡기, 에크모, 심장초음파기, 각종 주사제 투여기 등으로 평소 4인실로 사용했던 음압병실이 가득 찼다. 병원 측은 다른 중환자실의 병상 일부를 폐쇄하고 중환자 경력 간호사 2개조를 투입했다. 기본진료는 감염내과 교수는 물론 인공호흡기 관리 및 폐기능 보존을 담당할 호흡기내과 교수, 에크모 장치의 시술 및 유지를 위한 흉부외과 교수 등이 맡았다.

박상원 감염내과 교수(감염관리실장)는 “이번 경험을 계기로 감염병 발생 시 역학적인 조치는 물론 신속한 치료를 위해 보라매병원 같은 전문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신종감염병 및 중환자 진료는 건물과 사람 몇으로 되는 게 아니라 유능한 팀이 사전에 만들어지고 훈련돼야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강섭 보라매병원장은 “국내 공중보건체계 및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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