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사와 1972년 기술 제휴 3년 뒤 판매 시작 … 대만 제산제 시장 70% 점유
40년간 16억5700만포가 판매된 대한민국 대표위장약 ‘겔포스엠’
대한민국 대표위장약 ‘겔포스’(성분명 콜로이드성인산알루미늄, colloidal aluminium phosphate)가 발매 40주년을 맞았다. 보령제약 겔포스는 1975년 액체 위장약이라는 생소한 약품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현재까지 16억5700만포(국내 판매 기준)가 팔렸다. 그 수량을 한 줄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4바퀴 이상을 감쌀 수 있는 양이다.
이 회사는 1972년 프랑스 비오테락스와의 기술제휴를 체결한 뒤 철저한 기술 도입 및 검증 과정을 거치며 3년 동안 준비해 1975년 6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겔포스는 현탁액을 뜻하는 겔(Gel)과 강력한 제산 효과를 뜻하는 포스(Force)가 합쳐진 이름이다. 겔포스는 너무 많이 분비된 위산을 알칼리성 물질로 중화시켜 속쓰림, 더부룩함 같은 증상을 완화시킨다. 이 약물은 액체가 고정화된 상태, 즉 콜로이드 타입이다. 콜로이드 입자는 표면적이 크기 때문에 입자에 다른 분자나 이온이 붙기 쉬워 흡착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 약은 인산알루미늄과 천연 겔인 팩틴과 한천을 결합한 겔이다. 이 복합성분들이 상호작용과 보완을 통해 우수한 피복 작용으로 위산이나 펩신으로부터 위벽을 보호하고 궤양 발생 예방 및 상처 부위를 보호한다. 수소이온을 고착시키는 중화 작용으로 8시간 동안 지속적 완충작용(위내 pH2.5-3.5 유지)하며 산반동을 유발하지 않는다.
겔포스의 뒤를 이어 2000년 새롭게 선보인 ‘겔포스엠’(성분명 콜로이드성인산알루미늄·수산화마그네슘·시메치콘, colloidal aluminium phosphate·Magnesium Hydroxide·Simethicone)은 겔포스의 성분 및 효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제품이다. 겔포스엠은 제산 효과를 더욱 높였을 뿐 아니라 위장관계 부작용은 더욱 감소시켰다.
겔포스엠은 시메치콘을 추가해 가스 제거, 인산이온 세포 재생과 함께 인 결핍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조성물들은 모두 특허 등록됐으며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산제 중에 유일하게 조성물 특허를 보유한 제품이다.
1년 내내 이어지는 과로를 쓴 대포 한잔으로 날리던 시절 쓰린 위장병에 ‘위장을 보호한다’는 입소문에 겔포스는 날개 돋친듯 팔렸다.이 약은 80년대 초반 ‘위장병 잡혔어’라는 카피와 80년대 중·후반의 수사반장 시리즈 광고 콘셉트로, 90년대 초반에는 ‘속쓰림엔 역시 겔포스’라는 카피의 광고 등으로 꾸준히 인기를 이어갔다.
겔포스는 요즘 외국에 나가 한몫하고 있다. 1980년부터 수출한 대만에서는 제산제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한때는 점유율 95%, 모방 제품 99개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약은 중국에 진출한 첫 국산약이다. 작년에는 중국에서만 매출 약 500억원을 기록했다. 1992년부터 현재까지 중국에서 팔린 양을 따져보면 1억3000만명의 중국인이 1포씩 복용할 수 있는 양(중국 판매기준)이다. 지금은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국내 제약사 제품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수출되고 있는 국산약이기도 하다.
이 회사 최태홍 대표는 “현재 겔포스의 신제품 발매를 준비하고 있으며 젊은층을 겨냥한 마케팅도 강화할 것”이라며 “적극적 마케팅과 수출을 통해 세계인의 위장약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