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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스테로이드에 지친 지루성피부염 … 획기적인 치료법 없나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6-19 04:07:38
  • 수정 2021-08-17 01: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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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로이드, 당장 병변 깨끗하게 만들지만 ‘임기응변’에 그쳐 … 기능의학적 검사 고려

지루성피부염은 0~30대 젊은층에서 발병률이 높고, 여드름과 증상이 비슷해 초기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여고시절부터 지루성피부염을 앓았던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박모 씨(25)는 10년 가까이 ‘피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처음에는 계절이 바뀔 때 피부가 붉게 일어나고 가려운 정도였지만 약을 먹으면 바로 완화됐다. 하지만 지금은 약을 먹어도 증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최근 피부가 뒤집어지면 따갑고 간지러운데다 피부를 진정시키기 위해 바르는 순한 로션조차 따가울 정도”라며 “피부과 선생님이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의심된다고 약물을 끊어야 한다는데 10년 가까이 복용한 약물을 한번에 끊으려니 두렵다”고 말했다.

지루성피부염은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화끈 열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는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홍반 위에 각질이나 혹은 기름기가 있는 노란 비늘(인설)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며 가려움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20~30대 젊은층에서 발병률이 높고, 여드름과 증상이 비슷해 초기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피지분비, 진균 감염, 정서적 스트레스, 기름지고 자극적인 식습관, 외부 자극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특히 여름철에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기온이 높고 활동량이 증가하면서 피지선 활동이 왕성해지기 때문이다. 지루성 피부염은 얼굴뿐만 아니라 피지분비가 왕성한 두피, 가슴, 겨드랑이 등에도 유발될 수 있다. 특히 두피로 이어져 악화된 경우 탈모의 원인이 되므로 조기치료가 절실하다.


지루성피부염은 방치할수록 악화되며, 두피 증상으로까지 확산되고 심해지면 지루성탈모도 나타날 수 있어 최대한 빠르게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은 “지루성피부염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가장 손쉽게 찾는 게 스테로이드”라며 “하지만 이는 단순히 증상을 억제해 주기 위한 일시적인 응급처치일 뿐 원인치료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테로이드 사용을 멈추면 피부가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리바운드 증상도 염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스테로이드제제를 복용하거나 바를 때 좋아졌던 피부는 약을 끊자마자 다시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환자는 다시 스테로이드를 찾게 된다. 이런 식으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남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으로 인해 피부가 얇아지고 만성적인 홍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는 점점 건조하고 예민해져 박 씨처럼 순한 로션을 발라도 따갑게 느껴지는 지경에 이르기 쉽다. 결국 스테로이드를 끊을 수도 사용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지루성피부염의 원인균 중 ‘말라세지아’ 진균으로 인한 경우라면 케토코나졸 같은 항진균제 성분도 증상 개선에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보다 드라마틱한 스테로이드를 선호해 강력한 약물을 처방하게 된다.


스테로이드의 덫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우선 약물을 끊고 피부 자체의 재생력과 면역력을 강화하는 기능의학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강형철 원장은 “자신이 지루성피부염인 것으로 알았던 환자 중에도 알고 보니 오랜 기간 사용한 스테로이드 탓에 증세가 더욱 심해져 예민한 피부로 변한 ‘스테로이드 스킨’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어 “스테로이드는 당장 마법을 부려 병변을 깨끗하게 만들지만 순간의 ‘임기응변’일 뿐”이라며 “정말로 지루성피부염과 이별하고 싶다면 자신의 체질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기에게 맞는 영양분을 섭취하고, 생활패턴을 바꾸는 게 치료의 첫걸음이다. 무엇보다 식생활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밀가루 음식, 술, 카페인, 감미제, 화학조미료 등 해로운 식품섭취를 줄여야 피부도 숨을 쉰다.

 

강형철 원장은 “지루성피부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천편일률적인 게 아니라 제각각이다”며 “개인마다 유전적 소인, 생활양식, 식습관, 환경 등이 다르고 시간이 흐르면서 문제점이 고착되면 잘못된 생화학적대사가 고장을 일으키는데 이때 문제가 일어난 곳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내 몸의 어디가 ‘고장’났는지 알려주는 게 기능의학적 검사다. 기능의학은 현대의학을 기반으로 체내 영양·해독 과정의 대사 상태를 이해해 몸 상태를 전체적으로 파악,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과도한 것은 줄이는 등 교정에 초점을 둔다.

 

피부도 근골격계 구조, 대사와 영양, 정신적 건강 이들 삼위일체가 최적의 상태로 조화를 이뤄야 최상의 피부컨디션을 낼 수 있다. 기능의학을 피부과학에  접목한 피부과 전문의로는 강 원장이 처음이다.


기능의학적 검사를 시행한 뒤 문제를 파악하고 원인을 개선하는 천연영양소 등을 처방해 질환을 고쳐나간다. 강 원장은 “스테로이드처럼 즉각적으록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기존 치료에 비해 속도가 느린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몸 속 이상패턴을 고쳐나가는 만큼 치료효과가 나타나면 피부질환이 재발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능의학과 기존 피부과 치료를 적절히 병행했을 때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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