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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암은 단지 유전자변이에 의한 부산물이 아니라 대사질환이 근본 원인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5-06-18 20:26:09
  • 수정 2015-06-24 19: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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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서는의학연구회서 美 보스턴대 세이프레드 교수 명저 번역 출간

미토콘드리아 호흡기능부전이 癌 등 만병의 근원

새로서는의학연구회(회장 강형철)가 번역 출간한 ‘암은 대사질환이다’의 표지

1970년대 중반 이후 많은 암 연구자들은 암을 유전자변이에 의한 부산물로 보기 시작했다. 이로써 종전에 암은 대사장애의 하나로 생긴다는 견해가 대폭 약화됐다. 최근 암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불안정성이 암의 원인이기보다는 결과에 불과하며, 암 유전자변이 단독으로 암이 유발된다는 가설이 틀렸기 때문에 항암제 개발이나 항암치료법 발전에 큰 진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견해가 대두됐다.

미국 보스턴대 생물학과의 토머스 세이프레드(Thomas N.Seyfred)가 저술한 ‘암은 대사질환이다(Cancer as a Metabolic Disease)’가 통합의학을 새로운 시각에서 연구하는 ‘새로서는의학연구회’(회장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에 의해 번역, 출간됐다. 홍수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창선 신경과 전문의 등 회원 26명이 번역에 참여했다.

이 책에 따르면 종양의 유전자변이는 암의 발생과 치료와는 관련이 없고 단지 생물학적 혼란 상태의 부수적인 현상일 뿐이다. 유전자변이가 암의 진행을 촉진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암을 유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세포의 에너지대사 결함으로 암이 발생하며, 암세포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유전자 결손은 이에 따른 2차적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는 암의 주된 발생요인으로 미토콘드리아의 호흡부전을 지목했다.
암세포가 하루에 100만개 정도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는 생체 내에서 종양의 발생을 억제하지만,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는 이를 수복하지 못한다. 미토콘드리아의 호흡 과정이 원활하지 못하고 손상될 경우 이런 암 발생이 초래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내 발전소’라고 알려질 정도로 세포의 에너지를 대사를 관장하는 소기관이다.

성숙한 기관에서 호흡하는 세포는 대체로 휴지기 상태이다. 미토콘드리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불필요한 세포복제(암 발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암억제 유전자인 p53의 경우 세포 또는 미토콘드리아의 장기적인 호흡부전이 지속되면 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조건을 부추기게 된다.

또 세포의 호흡부전은 세포의 성장신호전달 과정 이상을 초래해 무한한 세포 복제능력을 부여, 암을 부를 수 있다. 암세포의 약 90%를 활성화시킨다는 텔로머라제(세포말단의 유전물질가 짧아지지 않도록 하는 효소)도 미토콘드리아의 기능부전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세포자살(apoptosis)의 회피나 혈관신생(angiogenesis) 등이 미토콘드리아의 호흡부전에 의해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세포에 염증이 있는 미세환경에서 만성 저산소증이 생기면 활성화된 대식세포(macrophage)의 미토콘드리아 호흡에 영구적인 손상을 주게 된다. 한편으로 전이암은 마치 대식세포처럼 주변의 세포는 물론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도 잡아먹을 정도로 공격적이고 포식형이다. 호흡부전은 궁극적으로 억제되지 않은 세포증식을 유도하고 이런 일이 대식세포에서 일어나면 전이암처럼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강형철 새로서는의학연구회장은 “최신 현대의학으로도 풀지 못하는 암이나 난치성 피부병에 대해 공부하다가 3년전 연구모임을 결성하고 지난해 가을부터 이 책에 대한 번역에 들어갔다”며 “국내 신규 암환자가 연간 27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암 생존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서는 추세에서 암이 대사질환이라는 관점은 치료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표적항암제나 맞춤형 방사선치료가 발전하고 있지만 부작용도 크고 치료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과도한 육식과 스트레스, 피로 등으로 미토콘드리아가 깨지고 암이나 당뇨병, 피부질환이 유발되고 있어 항산화제나 천연항암물질, 선별된 영양주사제를 통해 이들 질환을 예방하거나 악화를 저지 또는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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