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강자 이영애 롤러 ‘리파캐럿’ 사용감 좋지만 35만원이 아깝지 않다는 효과는 ‘글쎄’
홈케어 고전 ‘갈바닉 페이스스파’ 만족도 높은 리프팅 효과, 꼭 자사 제품으로 써야 한다는 것은 ‘상술’
끊임 없는 야근,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은 육아 등에 여성 자신을 관리할 시간은 정작 사라지고 있다.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 일이 늦게 끝난 날에는 피부관리실은 이미 영업 종료인 날이 태반이다.
그럼에도 ‘자기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일상에서 미모를 지키기란 정말이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고 괴롭다. 최근에는 결국 스스로 관리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떠오르는 게 ‘홈케어’다. 집에서 짧은 시간만 투자하면 에스테틱, 피부과에서 관리받은 효과를 낸다는 데 귀가 솔깃해진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제대로 사용하는 여성들은 얼마나 될까. 혹해서 구입한 홈케어 기기라도 제품을 받고 나면 이상하게 귀차니즘이 몰려온다. ‘피곤해 죽겠는데 내일부터 시작할까나.’ 같은 마음이다.
이는 비단 나만의 상황이 아닐 것. 홈케어기기의 핵심은 사용법이 어렵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에스테틱에서 받은 것 못잖은 결과를 내야 한다. 그래야 ‘관리할 맛’이 난다.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홈케어기기는 아무래도 피부탄력을 잡아주는 기기들이다. 대표적으로 ‘이영애 롤러’로 불리는 일본 뷰티-코스메틱 기업 MTG사의 ‘리파캐럿’과 뉴스킨의 ‘갈바닉 스킨스파’를 꼽을 수 있다.
리파캐럿은 셀프뷰티의 천국 일본에서 150만 개 이상 판매된 페이스·보디 롤러다. 스틱에 두 개의 볼이 달린 형태로 원하는 부위에 굴려주기만 하면 된다.
조미량 리파캐럿 마케팅팀 상무는 “리파캐럿은 태양열에 의해 발생된 미세전류가 피부 표면을 자극, 피붓결을 정돈하며 탄력 있고 윤기 있는 얼굴로 가꿔준다”며 “두개의 롤러가 복합적으로 피부를 집고 부드럽게 압을 가하면서 울퉁불퉁한 페이스라인, 겨드랑이, 허벅지 등 신경 쓰이는 부분을 정돈해준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복잡한 마사지 동작을 외우지 않아도 좋다. 손잡이를 쥐고 원하는 부위를 문질러주기만 하면 끝이다. 플라스틱 롤러와 달리 묵직한 볼은 피부에 깊게 밀착되고 조여 만족스러운 압력을 주며 피로를 풀어주는 느낌이다. 솔직히 말해 롤러를 몇 번 움직였다고 얼굴이 작아지면 각종 수술들이 필요할 이유가 있을까? 다만 부기나 뭉친 얼굴을 풀어 페이스라인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효과는 탁월했다. 얼굴이 작은 모델 야노 시호(격투기선수 추성훈의 아내), 키코가 리파캐럿을 선호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존 플라스틱 롤러와 달리 손잡이 부분의 태양 전자판은 미세 전류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충전이 필요 없고 가벼워 휴대가 간편한 것도 장점이다.
조 상무는 “얼굴에도 셀룰라이트가 있지만 아무도 모를 뿐”이라며 “셀룰라이트를 없애려면 틈나는 대로 자주 마사지하고 꼬집어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으로 자신의 얼굴 전체를 전부 마사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노동이다. 이때 리파캐럿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같은 인기에 리파캐럿은 한동안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하지만 단점은 비싸도 너무 비싼 가격. 롤러 하나에 35만원이라니,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는 사람이 적잖다.
이들은 결국 해외 직구로 눈을 돌렸지만 일본에서조차 리파캐럿은 3만엔 대로 한국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가 알고 보니 정품으로 속인 모조품을 구입해 피해를 입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리파캐럿의 모조품은 정품과 모양이 거의 흡사해 한눈에 진품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태양전지판 위치의 창이 불투명하거나 롤러 부분이 백금 코팅이 아닌 은 도색으로 돼 있어 쉽게 색이 벗겨진다.
조 상무는 “모조품은 미세전류가 흐르지 않아 피부탄력 개선 효과가 없고, 피부에 닿는 롤러는 백금 코팅이 아니므로 피부에 심한 자극을 줄 수 있다”며 “이후 애프터서비스 등 어떤 보장도 받을 수 없어 믿을 수 있는 공식 유통 기업을 통해 정품을 구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구입해보니 기존 플라스틱 롤러보다 누르는 압력은 강하지만 특별히 기존 롤러보다 탄력이 개선됐다고 느끼기는 어렵다는 게 대다수 소비자의 반응이다. 부드럽게 압력을 주며 마사지하는 측면에서는 만족도가 아주 높지만, 이후 효과에 대해서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한 20대 한국 여성은 “리파캐럿에 큰 기대를 걸고 구입했지만 이내 회의감을 느꼈다”며 “3만엔을 주고 구입했는데 이것만으로 얼굴이 작아지고 피부가 차오르면 성형수술이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기존 홈케어 기기들에 비해 사용감이 월등히 뛰어나 자주 손이 가는 것은 커다란 장점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홈케어의 고전으로 여겨지는 게 뉴스킨의 갈바닉 시리즈다. 피부미용에 관심 있는 여성이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스테디 제품이다. 자가전류가 이온화되면서 같은 극성은 밀어내고 반대 극성은 당기는 성질을 이용해 피부의 모든 노화 징후를 개선하는 원리를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갈바닉은 한손에 들어오는 스마트폰 정도의 크기로 얼굴에 닿는 어플리케이터 부분을 필요한 것으로 맞춰서 교체하며 사용한다. 1~5번 프로그램이 설정돼 있으며 노폐물 배출, 영양침투, 리프팅 관리, 보디관리, 헤어관리로 나뉘어져 있다. 필요한 것을 골라 여기에 맞는 어플리케이터로 교체하고 피부에 부착해 마사지하듯 쓰면 된다. 마사지를 할 때 활용하는 ‘괄사(刮痧)’와 비슷한 개념이다. 괄사는 뼈나 옥돌, 세라믹 등으로 만든 마사지 도구로 쓰임새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특별한 마사지 방법은 없고 탄력을 개선하고 싶은 부위와 얼굴 전체를 마사지하듯 왔다갔다하면 된다. 단, 뉴스킨에서는 갈바닉 기기를 사용할 때에는 무조건 자사의 딥클렌징젤, 영양젤을 함께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피부 속 이온 상태를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예컨대 기기를 음극으로 설정하고 음이온화된 딥클렌징젤을 얼굴에 바르고 마사지하면 같은 극끼리 서로 밀어내 모공 속 깊이 침투한 젤이 노폐물과 결합한다고 설명한다. 노폐물이 빠지는 과정이다. 이 상태에서 물로 세안하고 양이온화된 영양젤을 바른 후 양극으로 설정된 기기로 3분 정도 문지르면 당기는 성질에 의해 젤 성분이 피부 속으로 침투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기자는 갈바닉으로 피부개선 효과를 느끼고 있지만 뉴스킨의 페이스젤을 사용하지 않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여긴다. 페이스젤은 상당히 고가다. 갈바닉 기기 자체의 비용(20만원대 초반)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져보면 페이스젤의 비용이 훨씬 비싸다. 마치 프린터보다 잉크와 토너가 훨씬 비싼 것과 같다. 한달에 페이스젤에만 약 5만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뉴스킨에서는 데콜테(가슴골 바로 위 부위, decollete) 마사지까지 하려면 본사의 보디젤까지 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제품도 5만원 남짓이다.
이후 기자는 비싼 비용을 더 이상 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페이스젤 대신 알로에겔이나 대나무 수딩젤로 마사지했다. 특별히 피부가 나빠지거나 좋아지지 않고 이전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고 확신한다.
아무런 수딩젤이나 마사지크림 등이 필요 없는 리파캐럿에 비해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좀더 관리받는 기분이 드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마사지를 하면서 약간의 전기자극이 느껴지는데 이조차 리프팅해주는 느낌으로 여겨진다. 자가전류이기 때문에 전혀 해롭지 않고, 실제로 사용 시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전류가 흐를 때마다 ‘삐빅’하는 소리가 나야하는데, 이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으면 손과 얼굴에 미스트를 뿌려 약간 촉촉한 상태로 만들어주면 된다.
기존 갈바닉 프로그램대로 시행하려면 1~4단계(5단계인 탈모관리는 시행하지 않았다)를 거칠 때마다 세수를 해야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 편했다. 노폐물을 빼준다는 1단계를 제끼고 2~4단계만 마사지해도 충분히 풀어지는 느낌이다. 기기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아주 높지만 ‘꼭 우리 회사의 페이스젤을 써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분명 상술이다. 뉴스킨 판매자들은 대개 페이스젤을 쓰지 않으면 얼굴에 트러블이 올라오고, 효과를 볼 수 없다고 강조하지만 기자가 3개월 정도 수딩젤로 마사지한 결과 전혀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