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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직장상사는 ‘두통 유발자’ … 머리 한쪽만 아프면 편두통일까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6-01 07:02:30
  • 수정 2015-06-03 19: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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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삶의 질 저하 4대질환 지목 … 1차성 60% 긴장성, 편두통 40% 양쪽 모두 통증

두통과 함께 열이 심하게 나면 뇌수막염·뇌염 등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두통을 사지마비, 정신질환, 치매와 함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4대질환으로 꼽았다. 이 중 두통은 살아가면서 적어도 한번이상 겪게 되는 흔한 증상이다. 전체 인구의 4%만이 두통을 겪지 않고 일생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두통학회가 최근 25~60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머리가 아파 보았느냐’고 질문하자 남자의 53%, 여자의 70%가 ‘그렇다’고 답했다. 두통은 직장 상사가 두통을 유발하는 주원인이라는 흥미로운 조사결과도 있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1050명을 대상으로 두통 원인을 조사한 결과 40% 이상이 ‘상사의 불합리한 행동’이라고 답변했으며 과중한 업무(19.6%)와 야근(15.6%)이라는 응답도 많았다.

두통은 머리가 불편하거나 아픈 것으로 뇌 자체에서 통증을 느끼는 게 아니라 두개골막, 혈관, 일부 뇌신경, 부비동(코 주변 뼈 속에 형성된 공간), 근육 등 통증에 민감한 조직이 자극을 받을 때 발생한다.
김재문 충남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두통학회장)는 “일반적으로 두통이 생기면 머리의 문제라고 생각해 각종 검사를 받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부적절한 방법으로 치료받아 만성화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즉 뇌의 구조적 이상과는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두통이 심하면 뇌조직이 병들은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뇌 자체는 통증을 느낄 수 없는 신체 조직이다. 오히려 머리 부위의 피부, 근육, 동맥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박현미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현대인은 과도한 스트레스, 업무, 수면 부족, 적은 활동량으로 다양한 두통에 시달린다”며 “하지만 원인을 자가진단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해 치료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두통이 우리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경고는 맞지만 반드시 뇌질환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원인을 알 수 없는 ‘1차성 두통’과 원인이 명확한 ‘2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1차성 두통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도 원인 규명이 어려운 반면 2차성 두통은 뇌질환, 감기, 고열, 약물, 알코올 등 원인이 명확한 경우가 많다. 
이 중 1차성 두통의 발병률이 훨씬 높다. 여기엔 주로 뒷목이 뻐근하거나 당기는 긴장성 두통이나 한쪽 머리가 심하게 아픈 편두통이 해당된다. 긴장성 두통이 약 60%, 편두통이 약 40%를 차지하며 머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나타난 두통은 1% 미만에 불과하다.

편두통(migraine)은 맥박이 뛰듯이 한쪽 머리가 욱신거리고 아프면서 구역·구토가 발생하고 빛이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질환이다. 전체 편두통의 60% 정도만 머리 한쪽이 아프며, 나머지는 양쪽 모두에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오른쪽과 왼쪽이 번갈아가며 아플 때도 있고, 메스꺼움과 구토가 수시간 지속된다. 유전적인 요인, 신경염증, 혈관수축, 중추민감화(central sensitization) 등이 발병원인으로 꼽히지만 의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

편두통은 기분 나쁜 냄새나 치즈, 오렌지, 토마토, 초콜릿, 적포도주, 조미료, 식품첨가물 등에 의해 촉발된다. 밝은 빛, 번쩍이거나 반짝이는 조명, 날씨 변화에 의해 악화되거나 생리 전 피임약을 복용해 발생하기도 한다. 김종헌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및 프로게스테론과 연관돼 가임기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며 “실제 일부 여성은 월경 때 편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성격이 예민한 사람에서 잘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긴장성 두통(tension type headache)은 스트레스나 정신적 긴장으로 인해 발생한다. 국제두통협회에 따르면 두통이 최소 30분에서 최대 7일간 지속되고, 구역이나 구토가 나타나지 않으며, 걷기·계단오르기 등 일상적인 신체활동에 의해 악화되지 않을 때 긴장성 두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혈관 문제라기보다는 머리 주위의 근육이 긴장해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뒤통수나 목 뒤쪽이 뻣뻣하고 당기며 무거운 느낌이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한 쪽 머리만 아플 때가 많아 편두통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대개 오전보다 오후에 증상이 심하고, 수주에서 수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두통 환자의 80%는 구토를 겪지만 구토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날 경우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앉았다 일어서거나 자세 변화에 따라 생기는 두통은 뇌압 문제인 경우가 많다. 뇌 압력이 낮으면 중력으로 인해 뇌가 움직이면서 통증이 생긴다. 보통 뇌척수액이 감소해 머리 내부의 압력이 낮아져 생긴다.
두통과 함께 열이 심하게 나면 뇌수막염·뇌염일 가능성이 높다. 또 머리가 아프면서 복시나 편측마비가 동반되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국소적 신경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뇌종양·뇌농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만성두통은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긴장, 수면부족이 원인이므로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스 해소가 필수다. 평소 커피나 녹차 같은 카페인 음료 섭취를 줄이고, 수면을 충분히 취하며, 적절한 운동으로 피로를 줄어야 한다.

편두통의 악화 요인에 대해 스스로 잘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커피나 카페인음료 등의 섭취를 가급적 삼가고 월경과 같은 피할 수 없는 요인은 예방약을 복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끼니를 굶거나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경우에도 두통이 올 수 있다. 허기짐으로 인한 두통은 발생 과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당 감소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단 두통을 없애기 위해 사탕을 먹는 것은 혈당을 급격히 올렸다 바로 떨어뜨려 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담배 속 니코틴은 뇌 속혈관을 좁게 만들어 두통을 발생시킨다. 흡연자뿐만 아니라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에게도 두통을 유발할 수 있어 가급적 금연하는 게 좋다.

김 교수는 “습관적으로 두통약을 복용하거나 어깨·목 통증을 앓고 있으면 만성두통의 위험이 높아진다”며 “두통을 가볍게 여겨 방치하면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면서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우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증상이 나타날 때 바로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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