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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서 운동할 시간 없다? … ‘EMS트레이닝’ 앞에선 비겁한 변명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5-29 19:01:16
  • 수정 2016-02-12 12: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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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Hz 미만 저주파 근육에 전달해 근력 강화 … 저주파, 1초에 80번 이상 근육 수축·이완해 운동 효과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아 근육이 적은 사람은 전기자극으로 근력 강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미 근육이 많이 형성돼 있는 사람은 이렇다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20분 운동으로 6시간의 운동 효과를 낸다’는 운동법이 비키니 시즌을 앞두고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할 때처럼 트레드밀을 열심히 뛰거나, 아령이나 바벨을 드는 것도 아니다. 특수 제작된 옷을 입고 저주파가 흐르는 밴드를 붙이기만 하면 되는 이 운동이 바로 EMS(Electrical Muscle Stimulation)트레이닝이다.

이 트레이닝의 원리는 100㎐ 미만의 미세전류(저주파)를 이용해 근육을 이루는 섬유질을 쉴 새 없이 쥐락펴락 자극하는 것이다. 100㎐의 떨림은 일반적인 물리치료가 이뤄지는 수준의 자극이다. 보통 50㎐ 이하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정도이다. 즉 저주파 자극을 통해 근육 수축량 대비 30% 이상의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EMS는 100㎐ 미만의 저주파를 근육에 전달해 근력을 강화한다. 이 운동법은 새로 나온 것 같지만 무려 50년 전에 개발됐다. 러시아 우주항공연구소와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개발했는데, 무중력 상태에 오랫동안 있는 우주비행사를 위해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운동법을 찾아내면서 이뤄낸 성과다.

무중력 상태에 오래 있으면 급격하게 근육이 손실되기 때문에 우주에 있는 동안 인위적인 전기자극을 근육에 주입하면 근육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EMS트레이닝은 특수 수트를 입고 진행한다. 저주파가 특수 수트를 통해 근육까지 전달된다. 근력운동 기구로 운동을 하면 뇌신경이 근육으로 전기신호를 보내 근육 속 근섬유를 자극한다. 자극받은 근섬유와 근세포는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근육을 만든다.

전기자극이 근육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18세기부터 제기됐다. 1780년 이탈리아의 생리학자 및 해부학자인 루이지 갈바니가 해부한 개구리의 뒷다리가 수술 칼에 닿았을 때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생체전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 주장한 것이다.

물리치료 시 전기자극요법을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윤승현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전기자극치료는 척수 손상이나 뇌졸중 환자와 같이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긴 사람의 떨어진 신체 기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MS는 운동선수의 근육 단련을 위한 훈련법으로도 활용돼 왔다. 1960년대에 소련 운동선수들이 사용했고, 1990년대에는 독일 프로축구팀, 미국 프로골프 선수, F1 레이서들이 사용했다. 배우 이소룡도 즐겨쓰는 훈련법이었다. EMS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독일의 스포츠 의료 산업 회사가 EMS 기계를 개발하면서부터다. 국내에는 2012년에 처음 들어왔다.

EMS트레이닝은 뇌신경의 전기적 신호를 기계가 대신 주입한다. 이 신호가 근육으로 전달되고, 근섬유를 자극해 뇌의 명령 없이도 근육을 수축, 이완시켜 근력을 향상시킨다. 어깨, 팔, 복부, 엉덩이, 허벅지 등 원하는 부위에 패드를 부착해 좀더 근력을 키우고 싶은 부위에 집중적으로 자극을 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EMS트레이닝은 20분 동안 진행한다.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특수 제작된 수트를 입는다. 수트에는 물이 묻어 있는데 이는 전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팔과 종아리, 엉덩이 등에는 전기 패드를 붙인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자신에게 맞는 전기 자극 강도를 트레이너와 함께 설정한다. 강도는 1~10까지 있는데 자신의 체질에 따라 적합한 강도가 다르다. 전기 자극 정도는 운동하는 사람이 버틸 수 있을 정도까지 최대한 높인다.

종류마다 저주파의 세기 또한 달라지는데 기본적인 근력운동은 85㎐, 집중적인 셀룰라이트 분해는 70㎐, 마무리를 위한 전신 마사지는 100㎐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 상태에서 기마 자세(스쿼트) 등을 취하면 된다. 자세를 취하는 시간 4초, 휴식 시간 4초의 간격이다. 보통 20분 운동하면 최대 150회의 저주파 자극이 근육으로 전달된다.한 번 받을 때 가격은 7만원 선. 1주일에 2회 운동을 권하며 3개월에 100만원 대부터 시작한다.

EMS트레이닝이 주는 운동 효과가 웨이트 트레이닝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일까? 기존 웨이트트레이닝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양쪽 근육을 균형 있게 쓰기 어려운 게 한계였다. 예컨대 오른손잡이일 경우 바벨이나 덤벨을 들 때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에 더 힘을 가하게 되는 식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양쪽 팔다리 둘레가 달라지는 근육의 불균형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반면 EMS트레이닝은 몸을 정확히 반으로 나눠 양쪽 근육에 동일한 자극을 전함으로써 밸런스를 맞춰주는 게 장점이다. 무엇보다 기구 없이 맨몸으로 이뤄지는 것도 편리하다.

일반적으로 헬스클럽에서 중량(덤벨이나 바벨)을 들고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일명 PT로 근육이 자극받는 시간은 길어야 1초에 불과하다. 주 3회, 한 번 할 때 2시간 이상, 일주일에 적어도 360분 이상을 꼬박 운동에 매달려야 탄탄한 근육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 트레이닝에 필요한 시간은 단 20분. 특수 제작된 전문 수트를 입고 여기에 매달린 전선을 EMS 기기와 연결하면 다리, 엉덩이, 허리, 등, 복부, 가슴, 팔뚝에 4초에 한 번씩 20분간 총 150번의 자극을 전한다.

운동 그 자체는 어렵지 않다. 맞은편에 서 있는 트레이너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면 되는데, ‘다이어터’라면 익숙한 런지, 스쿼트를 비롯해 에어로빅, 필라테스 변형 동작을 4초에 한번, 총 3세트를 목표로 한다.

EMS트레이닝센터 관계자들은 “EMS트레이닝만 한다고 해서 극적인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이 트레이닝의 목적은 근육을 자극해 근력을 향상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이어트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EMS트레이닝과 함께 트레드밀을 뛰는 등 유산소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 몸에 근육량이 원래 많은 사람은 EMS트레이닝으로 눈에 띄는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윤승현 교수는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아 근육이 적은 사람은 전기 자극으로 근력 강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미 근육이 많이 형성돼 있는 사람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MS트레이닝을 진행하는 트레이너들은 “EMS 트레이닝은 20분 동안 온몸에 강한 자극을 주는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당뇨병이나 혈압, 심장질환이 있어 체력이 약한 만성질환자의 경우체력 손실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신호가 평소에 자극하지 못한 근육까지 자극하기 때문에 근육통이 2~3일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운동하기 전에 트레이너와 상의해서 운동 여부를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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