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갱년기 증상 완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건강기능식품 백수오에서 독성이 있는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 일명 ‘가짜 백수오’로 불리는 이엽우피소는 겉모습이 백수오와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독성이 있고 신경쇠약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약재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번 가짜 백수오 사건을 계기로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한약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한약을 먹으면 무조건 간이 나빠진다’는 말을 사실로 믿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가운데 한약이 간기능 회복에 도움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은 근골격계질환으로 한방치료를 받은 3만2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간기능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5년 12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자생의료재단 산하 7개 병원에 근골격계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3만2675명 중 입원 및 퇴원시 두 번의 혈액검사로 간기능을 체크한 689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어 간손상(Liver injury) 판정을 받은 354명에게 한방치료를 실시한 뒤 예후를 분석한 결과 환자가 225명(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인혁 자생척추관절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속설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한의사에게 한약을 처방받으면 척추질환 등 근골격계질환을 치료하고 간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된다”고 밝혔다.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통증질환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파라세타몰 등 진통제는 허리통증 완화 효과가 거의 없고, 단기통증을 억제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자생 연구팀은 이들 진통제를 복용한 군은 위약군보다 간기능검사상 비정상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약인성 간손상의 원인을 분석한 선행 연구에서도 진통제 계열 약물은 간손상의 주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반면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은 유병률이 1% 이하이며, 증상 자체도 미미하다고 자생한방병원 측은 설명했다. 또 한의사에게 처방받지 않고 개인적으로 처방 없이 보조식품을 구입 및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올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약을 복용한 근골격계질환 입원환자의 간효소 이상의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연구’(Liver enzyme abnormalities in taking traditional herbal medicine in Korea : A retrospective large sample cohort study of musculoskeletal disorder patients)라는 제목으로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 ‘보완대체의학저널’(Journal of Ethnopharmacology; IF 2.93) 5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