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으로 인한 질환 중 만성폐색성폐질환(COPD)과 버거병은 노년층, 정신 및 행동장애는 중년층 환자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세계 금연의 날(5월 31일)’을 맞아 최근 5년간 발생한 흡연 관련 질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지난해 총 진료인원은 약 28만3000명으로 2010년에 비해 8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총 진료비는 194억원(15.7%) 증가한 143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진료인원의 90% 이상은 50세 이상으로 고연령층이 많았다. 2014년 기준 연령대별 진료 환자는 70세 이상이 15만1000명(51.7%)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7만3000명(25.1%), 50대가 4만2000명(14.3%)을 기록했다.

전체 환자 중 COPD가 27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버거병이 5500명, 정신 및 행동장애가 2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 중 정신 및 행동장애 환자는 매월 200~300명 수준이었지만 2014년 12월의 경우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금연을 결심한 인원이 증가하면서 5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COPD는 기관지나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이 나타나며, ‘버거병’은 손과 발의 중소 동정맥에 염증과 혈전이 생기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질병이 진행되면서 만성기침, 가래,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수년에 걸쳐 증상이 서서히 발생하며 심한 경우 안정된 상태에서도 호흡곤란을 느낄 수 있다.
버거병은 초기에 냉감이나 파행증을 겪게 되고 병이 악화되면서 통증, 궤양, 괴사 등이 발생한다.
이들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이다. 흡연은 COPD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버거병 발병과도 깊게 연관된다. ‘2013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13년 성인의 흡연율은 남성 42.1%, 여성 6.2%였다. 남성은 30대, 여성은 20대의 흡연율이 높았다.

김학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위원은 “흡연자는 기침, 가래, 수족냉증, 저림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진단받는 게 좋다”며 “간접흡연도 폐암이나 허혈성 심장질환, 호흡기질환, 유아돌연사증후군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