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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다가올 여름, ‘겨터파크’ 개장할 생각에 두려운 당신을 위한 솔루션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5-18 11:36:24
  • 수정 2021-06-13 18: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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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오도란트, 흐르는 땀 막는 것 아닌 땀냄새만 차단 … 1차치료, ‘발한억제제’ 사용 후 효과 없으면 시술·수술 고려
여름철 겨드랑이 땀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데오도란트는 땀을 막는 용도가 아니라 땀냄새를 잡는 것으로 활용해야 한다땀을 배출하는 발한 작용은 체온을 내리려는 인체의 자연스런 현상이다. 피부에서 땀이 증발하면서 흡열반응을 일으켜 인체의 열을 빼앗아 가는 과정인 셈이다. 하지만 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에서 과도하게 땀이 나는 사람들은 땀이라면 지긋지긋하다.

벌써 초여름 못잖게 날씨가 습해지는 요즘, ‘겨터파크’(겨드랑이와 워터파크의 합성어, 겨드랑이 땀이 흥건한 상황을 말함) 개장에 두려운 사람이 적잖다.

다한증은 국내에 약 40만 명이 앓고 있다고 추정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주관적으로 판단되는 질병이다. 땀이 아주 조금만 흘러도 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온몸이 젖을 정도로 땀이 흘러도 자연적인 신체 반응이라 여기고 다한증을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땀이 많이 난다고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땀을 많이 흘린 뒤에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는 게 좋다. 이를 간과하면 혈액순환 장애로 권태감, 두통, 식욕부진, 집중력 감소 등이 뒤따를 수 있다. 심한 경우 땀의 소금기가 땀구멍을 막아 고열이나 두통 등에 시달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심각하게 불편함을 느끼는 게 문제다. 손바닥 다한증이 있는 경우 종이가 젖어 필기를 포기하거나, 악수할 때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까 피하거나, 물건을 쥘 때 미끄러지기도 하고, 전기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경우 감전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 

겨드랑이 다한증을 가진 사람은 땀 때문에 옷이 젖어 이른바 ‘겨땀 굴욕’에 시달리기도 한다. 발에 다한증이 있는 경우 여름에 어디서 신발을 벗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한다.

다한증은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서 손, 발, 겨드랑이 등에 국한된 국소성 다한증과 다른 사람에 비해 전신에 땀이 많이 나는 전신성 다한증으로 분류한다. 또 땀이 많이 나는 원인 유무에 따라 1차성, 2차성 다한증으로 나눈다.

1차성 다한증은 전체 성인 인구의 1% 정도로 흔하지만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대개의 경우 생리적으로 필요 이상 땀을 분비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 현상으로 본다. 하지만 인체 조직학적으로 볼 때 땀샘이나 자율신경의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가 매우 어렵다.

2차성 다한증은 원인을 밝힐 수 있는 경우다. 주로 전신에서 땀이 많이 나며 중년 이후에 발생한다. 결핵, 당뇨병, 울혈성 심장질환, 갑상샘 기능항진증, 뇌하수체 기능항진증, 폐기종, 파킨슨병 등의 증상 때문에 생긴다. 조석기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척수에 병이 있거나 신경계통의 질환, 뇌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국소적으로 다한증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데오도란트다. 이는 땀 분비를 억제시키는 알류미늄클로로하이드레이트(ACH) 성분이 미량 첨가돼 땀샘 주변 물질과 반응, 침전물을 형성해 땀구멍을 막아 땀 배출을 억제한다. 다만 데오도란트는 땀 분비를 막는 ACH성분보다 향수 및 방향, 항균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즉 땀을 막는 용도가 아니라 땀냄새를 잡는 것으로 활용해야 한다. 땀 분비를 억제하기 위해선 ACH제제인 ‘드리클로’와 같은 발한억제제를 사용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다. 

드리클로는 겨드랑이, 손, 발 부위에 바르면 겔형태의 마개를 형성, 피부 표피층의 땀을 억제해 과도한 땀 분비를 줄이는 바르는 다한증 치료제다. 주성분은 염화알루미늄으로 에크린 땀샘 주변 각질층에 존재하는 물질인 점액 다당류 및 카르복실기가 드리클로의 염화알루미늄과 결합해 겔 메트릭스(침전물)를 형성, 땀구멍에 일종의 마개를 만드는 원리를 활용한다.  땀 억제 효과로 분비되지 않은 땀은 혈액으로 재흡수되므로 안전하다.

전문의들은 실제로 다한증의 1차적 치료로 바르는 발한억제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병원 시술에 앞서 발한억제제를 바르는 것만으로도 다한증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땀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 일단 바르는 치료제로 억제 되는지 확인하고 심각한 경우 시술이나 수술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발한억제제는 자기 전에 땀이 나는 부위를 깨끗이 씻고 완전히 물기를 말린 후 제제를 바른 뒤 아침에 일어나 씻어낸다. 땀이 나는 부위에 매일 밤 사용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일주일에 1~2회로 줄인다. 바를 때 해당 부위의 물기를 완전히 말리지 않으면 약물이 물과 반응해 심한 따가움 등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간혹 발한억제제로 억지로 땀 배출을 막으면 체온조절기능이 상실되며 몸이 과열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체온조절 전문가 크레이그 크랜달 박사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일반적으로 발한억제제를 바르는 부위는 체온조절을 하는 데 그리 중요한 부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발한억제제를 쓰는 가장 흔한 부위인 겨드랑이는 체온조절에 관여하는 에크린(eccrine) 땀샘보다 감정적 흥분에 의해 땀을 내뿜는 아포크린(apocrine) 땀샘이 더 많이 분포돼 있다.

크랜달 박사는 “일반적인 발한억제제가 효과를 발휘하는 인체 부위는 생각보다 적다”며 “대규모 피부이식을 받아 정상적 땀 배출량의 40%만 배출하는 중화상 환자는 체온조절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발한억제제로 이정도 효과를 얻으려면 다리, 발, 머리 전체를 완전히 도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한억제제만으로 치료가 어려운 사람은 비수술적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비수술적 치료 중 가장 선호되는 게 ‘보톡스’다. 피하조직에 보톡스를 소량 주입하면 땀샘을 파괴해 땀을 억제하며 6∼12개월 정도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비용이 비싼 게 단점이다. 국소성 다한증 중 겨드랑이에 효과가 좋다.

수술 치료에는 가슴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고 내시경으로 수술하는 흉강내시경 교감신경 절단술을 시행하게 된다. 영구적인 땀 차단 효과가 있으며, 주로 손과 겨드랑이 등 국소적 다한증 치료에만 사용한다. 수술 시간은 1시간 정도 걸리며 당일 퇴원한다. 

조석기 교수는 “교감신경 절단술은 시술한 부분 이외에 몸의 다른 부위에서 많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아직 보상성 다한증의 해결법이 없기 때문에 수술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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