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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동성애자 에이즈감염이 건강보험료 인상·세금폭탄의 원흉?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05-15 20:04:08
  • 수정 2015-05-19 15: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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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만성질환 인정받아 의료비 10%만 부담, 기초생활수급자 혜택 … 최근 10년간 모두 성접촉 감염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AIDS/HIV) 치료에 들어가는 의료지원이 건강보험료 인상 및 국고 낭비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 등 보수단체가 동성애자들로 인한 에이즈 전파가 심각한 데다 세금 인상의 빌미가 되고 있다며 비판하자 인권단체가 반발하는 등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에이즈 발생은 각 나라마다 다르다. 태국은 최근 에이즈감염인의 90%가 이성간의 성관계에 의한 감염으로 파악해 콘돔을 지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약물주사로 인한 감염율이 최소 22%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오염된 주사기로 인한 에이즈 감염을 줄이기 위해 마약에 사용할 주사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동성애자 단체 등을 통해 콘돔과 젤 등을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누적 에이즈 감염인 수는 총 8662명이며 이중 남성은 7978(92.1%)명, 여성은 684(7.9%)명이다. 2013년에는 총 1114명의 신규 감염인이 신고됐다. 감염경로는 모두 성 접촉에 의한 감염으로 나타났다. 성접촉에 의한 감염은 동성 혹은 이성간 모두를 포함한다. 혈액제제에 의한 감염은 1995년, 수혈로 인한 감염은 2006년 이후 보고사례가 없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20명(28.7%)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68명(24.1%), 40대 241명(21.6%) 순으로 20~40대가 전체의 74.4%를 차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도입돼 에이즈는 꾸준히 치료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만성질환이 됐다”며 “자발적검진을 통한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나 편견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요나 목사(홀리라이프 대표)와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선민네트워크 등은 지난해 11월 가칭 ‘탈동성애인권기독교협의회’ 발기인 모임을 갖고 동성애가 확산으로 국민혈세가 낭비된다는 주장을 폈다. 이들은 국회에서 열린 탈동성애자 포럼에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진정한 인권은 동성애의 고통에서 탈출하도록 돕는 것”, “동성애는 좌익혁명의 수단”이라는 과격한 얘기를 서슴지 않았다. 
같은 시기 서울역 집회를 열었던 에스더기도운동도 홈페이지 배너에 ‘동성애자 증가→에이즈 확산→100% 국민혈세→세금폭탄’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이에 동조하고 있다. 
 
보수 종교단체들은 “동성애를 즐기다 에이즈에 걸린 사람은 정부로부터 월 300만원 이상의 진료비 외에 생활비나 요양원 비용도 100% 지원받는다”며 “잘못된 성애문화의 창궐로 에이즈 감염자의 확산은 국민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은 무상의료 중단으로 이어져 동성애자들 역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이즈감염인은 암환자처럼 중증 만성질환자로 인정받아 진료비의 10%만 본인 부담하면 되며, 장기간 취업하지 못하면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선정돼 이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4년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렌스젠더) 사회적 욕구 조사’를 보면 청소년 성소수자 623명 중 45%가 말투나 행동으로 폭언과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청소년 성소수자 자살시도율은 46%에 이르러 청소년(4%)의 10배를 훨씬 웃돌고 있다. 성소수자임을 드러내지 못해서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는 빌미를 제공하고, 이 때문에 더욱 성소수자임을 커밍아웃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결국 일부 성소수자는 HIV에 걸리면 적극적인 치료를 포기하고 아예 치료를 거부하기도 한다.

길리어드는 지난해 8월 에이즈치료제 ‘트루바다’(성분명 테노포비어, tenofovir)과 관련, ‘HIV 바이러스 노출 전 예방(PrEP; Pre-exposure Prophylaxis) 요법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성관계 혹은 약물주사 사용 등으로 인해 HIV에 노출될 경우 트루바다가 바이러스가 신체에 침투하는 것을 예방해준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발표된 2건의 임상연구가 모두 남자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마치 에이즈가 주로 남성 동성애에 의해 확산된다는 오해를 살 소지가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해외의 경우 HIV 의료비가 과다하게 들어 전체 보건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도 있다”며 “개인적으로 동성애나 병적 이성애 환자에 대한 의료비 지급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질병의 전파를 막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섹스를 매개로 한 사우나나 동성연애자들이 모이는 곳에서 무분별하게 즐기는 경우 전파가 쉬울 수밖에 없다”며 “이들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한 질병을 더욱 숨기기 때문에 스스로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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