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과 서양의학이 힘을 합칠 때 시너지 효과를 내는 분야는 의외로 ‘성형수술’이다. 성형외과 의사가 수술로 외모를 업그레이드 시켰다면 한방에서는 수술받은 사람이 예상했던 결과를 빠르고 자연스럽게 내도록 돕는다.
사실 성형수술을 받길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수술대에서 일어나는 순간 달라진 외모로 병원 문을 나설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예뻐지는 것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문제는 수술 후 ‘회복기간’이다.
어떤 성형수술이든 기본적으로 3개월은 지켜봐야 한다. 양악수술 등 안면윤곽수술은 최대 6개월에서 1년까지 회복기간으로 본다고 하니, 오히려 수술 자체보다 느릿느릿 흘러가는 이 시기가 더 죽을 맛이다.
이처럼 괴로운 시간을 단축시켜줄 수 있는 게 ‘한방 성형후관리’ 케어다. 한방치료는 성형 후 부기를 가라앉히고 자연스러운 피부라인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성형 부기의 1차적 원인은 조직손상과 이로 인한 혈액유출이다. 혈관이 손상되면 혈액이 새어 나와 조직에 혈액, 림프액 등이 끈끈하게 뭉쳐져 정상 범위보다 늘면서 얼굴이 붓는다. 염증반응이 나타나면 혈관이 확장돼 혈관투과성이 증가, 부종이 가속화된다.
성형수술 24~48시간 이후 적절한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조직액 속 섬유소원이 섬유망으로 변하면서 조직액이 과도하게 응고돼 부종이 악화된다. 개인마다 다르지만 이 같은 성형붓기(부기가 바른말)가 빠지고 결과가 자리잡는 데에는 최소 3~6개월 소요된다.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는 사람은 병원을 나서며 부기 케어에 나선다. 가장 먼저 약국을 방문해 부기를 빼준다는 약을 찾는다. 서울 강남 압구정 등 성형 메카로 불리는 지역의 약국에서는 ‘성형붓기 빼는 약’은 물론 호박즙 등 각종 건강즙까지 구비하고 있다.
이 때 약은 주로 환이나 가루약, 탕약 등 한방약이 대부분이다. 인터넷에서도 ‘한방 성분의 붓기빼는 차’가 1주일치에 1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등 비싼 값에 팔린다.
조진형 광동한방병원 여성센터장은 “약국이나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한방약은 단기간에 부기를 빼 주지는 못한다”며 “해당 성분이 미미하게 들어 있거나 내 몸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단기간에 효과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기를 효과적으로 없애고 싶다면 한방병원을 찾아 집중관리를 받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광동한방병원에서는 자연주의 성형 후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의 상태에 맞는 한약을 처방해 컨디션을 좋게 만들고 자락요법(刺絡療法)인 재생침·미용침 시술을 병행, 자신의 피부 재생능력을 높인다.
성형수술 후 침과 한약을 활용하면 어혈이 풀리면서 부기가 빠지는 속도를 빠르게 이끌어낼 수 있다. 최대 기존 성형수술 회복기의 절반 정도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무엇보다 내 얼굴이 자연스러운 조화를 찾도록 도움을 주는 부가적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성형수술 후 한방관리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우선 한약을 복용하며 체내 회복력을 되돌리는 게 좋다. 성형수술은 칼을 대는 만큼 수술 과정에서 경혈과 경락의 흐름이 끊어지고 손상돼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조진형 센터장은 “성형수술 회복 속도를 결정짓는 것은 본인의 컨디션”이라며 “이런 경우 한약을 복용하면 부기를 빨리 빼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환자 자신의 자생력까지 높여 자연스럽게 치유될 수 있도록 돕게 된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상태에 맞는 한약을 처방하므로 약국에서 구입하는 일반 한약보다 약효가 빨리 듣는다. 조 센터장은 상한론에 근거해 6경 병증에 따라 환자의 건강상태를 진단한 뒤 맞춤처방을 하고 있다. 상한론은 한나라 시대 명의 장중경이 지은 한의학적 처방학의 기원이 되는 책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재생침·미용침 등 자락요법을 병행하면 더욱 자연스러운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자락요법은 자혈요법(刺血療法)으로도 불리며 침으로 환자의 피부 얕은 곳의 혈관을 찔러 약간의 혈액을 짜내 어혈을 풀어주는 치료법이다.
조진형 센터장은 한국에서 안면윤곽수술과 쌍꺼풀수술을 받은 일본인 환자가 바로 입원해 수술 후관리를 받은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쌍꺼풀수술 후 부기로 눈이 소시지처럼 퉁퉁 부어올라 눈뜨는 게 어렵다고 호소했다. 또 윤곽수술로 턱밑 감각까지 무뎌진 상황이었다. 한국에서 회복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 없는 만큼 부기관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는 한약을 복용하며 수술 이틀 후 얼굴 전체적으로 재생침 시술을 받았다. 이후 안면부의 전반적인 부기가 빠지고 무뎌졌던 감각은 즉각적으로 50% 정도 살아나 환자의 만족도가 높았다.
안면윤곽수술, 지방흡입수술 등 성형수술 후에는 피부감각이 둔해져 내 살 같지 않은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이때 재생침으로 뭉쳐 있던 어혈을 제거하면 조직세포가 순환되면서 얼굴의 감각이 빨리 돌아오는 데 도움이 된다.
재생침은 수년간 임상결과를 기반으로 둔 광동한방병원 여성센터의 대표 한방 미용치료다. 얼굴 전체에 재생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의사가 수기로 시행하는 게 특징이다. 0.5~2㎜ 깊이로 시술용 침을 이용해 진피층 혈자리마다 자극하는데, 약 1만번 이상 얼굴 경혈을 짚어준다. 부위에 따라 근육층까지 1~1.5㎝ 깊이까지 자침해 V라인을 만들어주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성형수술 후에는 얼굴을 제대로 씻거나 평소처럼 스킨케어를 하는 게 어려워 트러블이 올라오는 경우가 적잖다. 이때 재생침 시술을 받으면 수술 후에도 맑아진 피부 상태를 기대할 수 있다. 얼굴 경혈을 수기로 짚어주는 만큼 어떤 부위를 성형했든 모두 적용할 수 있다.
광동한방병원의 성형수술 후관리 프로그램은 한약 처방 후 재생침을 시술받는 게 기본이다. 여기에 기존 미용침을 병행하기도 한다. 미용침은 1주일에 2회, 재생침은 3주에 1회 시술받는 것을 고려하되 환자의 상태에 맞게 진행한다. 수술 후 1개월은 집중치료 하는 것을 권한다.
수술 후 바로 침 시술을 받아도 될까 걱정하는 사람이 있지만 재생침은 작은 멍이 들거나 붉은기가 생기는 정도를 제외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초기에는 한약만 복용하며 시간이 지난 후 침치료를 받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