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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부암 안전지대 아냐 … 안면부보다 손발에 호발 양상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5-14 00:57:08
  • 수정 2015-05-19 11: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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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5년간 44% 증가 … 점·사마귀로 오인 쉬워 방치하다 악화

대한피부과학회는 13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5년간 악성 흑색종을 포함한 피부암 환자수는 2009년 1만980명에서 2013년 1만5826명으로 44.1% 증가했다고 밝혔다.

피부암 중 악성도가 가장 높은 악성 흑색종도 2819명에서 3761명으로 33.4% 늘었다. 2013년 악성흑색종의 조유병률은 10만명 당 7.4명이었다. 이를 제외한 편평상피세포암, 기저세포암 등 기타 피부암의 조유병률은 10만명 당 23.6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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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대한피부과학회 이사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자외선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국내에도 피부암 유병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발병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악성 흑색종은 멜라닌색소를 만들어 내는 멜라닌세포의 악성화로 유발되는 피부암이다. 뇌와 척수로 전이돼 사망에 이른다. 문제는 가려움이나 통증 등 자각증상이 없이 평범한 검은 반점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피부암 병변은 일반인이 암으로 구분할 수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검은 점이 새로 생긴다든지, 이미 있었던 검은 점의 모양·크기·색조가 변하는 경우, 기존의 점과 인접해 새로이 작은 점들이 생기면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환자는 60~70%가 손발에 흑색종이 생긴다.

이준영 이사장은 “말단 부위에서의 흑색종이 빈번해 점이나 사마귀 등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나중에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이미 암이 전이되거나 악화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손에 발병했다 절제 후 겨드랑이로 전이되거나, 발바닥의 작은 점이 커지면서 전신으로 퍼지는 경우도 있다.

그는 “개원의 등을 교육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1차 의료기관에서 피부암을 일반 피부질환으로 오인하고 연고 도포, 뜸, 레이저치료, 냉동치료만 받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악성흑색종 환자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2013년 기준 40대 환자 비율이 5.1%였으며, 50대는 13.9%, 60대는 24.8%, 70대 이상이 37.4%를 차지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했다.

피부암은 남성보다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2013년 기준 악성흑색종으로 내원한 여성 환자의 비율은 전체 3761명중 55%(2069명)를 차지했다, 기타 피부암은 전체 1만2065명 중 56.5%(6816명), 광선각화증은 1만1522명 중 63.2%(7283명)로 남성보다 피부암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부암을 막으려면 전 단계인 ‘광선각화증’도 조심해야 한다. 이 질환은 오랜 시간 햇빛에 노출된 피부 부위에 발생하는 각화성 병변으로 표피에서 발생한다. 광선각화증 환자도 2009년 6547명에서 2013년 1만1522명으로 76%나 급증했다.

이석종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경북대 의대 피부과 교수)는 “광선각화증은 습진으로 오인되기 쉬운데 피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 치료해야 한다”며 “야외활동이 활발하거나 직업적으로 자외선 노출이 잦은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생활화하여 피부암 예방에 각별히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부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외선 차단이다. 선크림을 매일 발라주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 피부암으로 코에 암 제거수술을 받은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도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광노화, 피부암이 중년 이후에 유발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결국 자외선이 축적돼 ‘축적효과’로 시간이 흘러 암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어린 아이도 부모가 자외선 관리에 신경써줘야 한다.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사람은 열심히 자외선을 차단한 사람보다 피부암에 노출될 확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국내서 피부암에 노출된 환자는 주로 평생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식들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었던 노인 여성의 비율이 높다.

다만 서양에서는 대부분 안면부에 피부암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국내서는 자외선과 무관한 말단부 손발에 호발한다. 아직까지 서양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만큼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는 미미하다. 국내서도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한 연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조기발견을 위해 △갑자기 피부에 6㎜ 이상의 점 등 색소성 병변 △아물지 않는 궤양, 상처 △치료를 받았는데도 자꾸 재발되는 점 등 병변 △과각화성 흉터 △루푸스 병변 중 잘 낫지 않는 점 △과거에 다친 적 없는데 갑자기 나타난 결절이나 혹 등이 보이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미국피부암학회는 유색인종 기준 1개월에 1회 검진받아볼 것을 권고한다.

이번 조사는 5월 13일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제 13회 대한피부과학회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국내 피부암 실태 조사를 목적으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간 피부암 환자 추이를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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