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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커피관장’ 부작용 알고 하시나요 … 카페인중독 기준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5-13 08:13:36
  • 수정 2015-05-18 12: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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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온불균형·감염·출혈·패혈증 유발 … 美 정신질환협회 “매일 250㎎이상 섭취시 중독”

의사들은 잦은 커피관장이 이온불균형, 감염, 출혈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패혈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해 영국에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시는 직업은 기자 및 방송국 관계자로 하루에 4~5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인지 국·내외 언론에서는 커피의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만을 부각시킬 때가 많다. 특히 커피공화국이라는 별명 답게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가공식품 세분 시장 현황조사’ 결과 한국인은 1인당 하루 약 2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주식인 쌀밥과 김치보다 높은 수치다.

커피 수입량도 꾸준히 늘어 1990년 이후 최대치에 달했다. 지난해 발표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14년 1∼9월 생두와 원두 등 커피(조제품 제외) 수입중량은 9만937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3693t보다 18.7% 늘었다. 올해 커피 수입중량은 1990년 이후 가장 수입량이 많았던 2011년 1∼9월의 9만2040t을 앞지르고 있다.
2014년 1∼9월 국가별 수입량은 베트남산이 2만3686t으로 전체의 약 23.8%를 차지했고 브라질 1만7566t, 콜롬비아 1만4043t, 온두라스 9219t, 페루 6782t 등 중남미 국가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지나친 커피 사랑은 건강에 해가 된다. 100여년 전 등장한 ‘커피관장(거슨요법)’이라는 민간요법은 현재까지도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1920년 독일 의사인 막스 거슨은 여러 질병의 원인은 체내에 쌓인 독소 때문이라며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려면 커피관장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사망한 뒤 딸이 커피관장을 홍보하면서 1977년 거슨연구소를 설립했고 현재 국내는 물론 캐나다, 멕시코, 유럽 등에서 이 치료법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의 효과에 대해 전문가 대부분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와 영국 암연구자선단체는 커피관장이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성별, 나이, 건강 상태가 같은 두 집단을 커피관장을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이 제대로 치료됐는지 비교한 임상시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커피관장으로 30년간 50명의 환자를 치료한 기록을 담은 한 서적은 체계적이지 않고 일화적으로 케이스를 모은 것에 불과해 의학적 근거가 떨어진다. 의사들은 잦은 관장이 이온불균형, 감염, 출혈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패혈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커피에 다량 함유된 카페인이 치매를 예방한다는 주장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를 통해 연구 대상자 3만1479명을 메타분석한 결과 커피나 차에 함유된 카페인과 인지기능 장애 예방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일부러 커피 등을 많이 마실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요즘처럼 황사나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시기엔 커페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물을 자주 마시면 체내에 축적된 이물질을 배출하는 데 도움되지만 커피 등 카페인음료는 탈수를 유발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커피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엇갈린다. 하루 2~4잔 이하의 커피는 심혈관질환 및 당뇨병 예방에 도움된다고 하지만 문제는 담배처럼 중독돼 습관적으로 마시기 쉽다는 점이다.
질병을 예방 혹은 유발하는 커피의 이중성은 항산화물질(chlorogenic acid, CGA)과 깊이 연관된다. 이 물질은 인슐린 감수성과 베타세포 기능을 개선해 당뇨병을 에방하고,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감소시켜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춘다. 하지만 양이 과도할 경우 반대의 효과를 낸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커피를 과도하게 마시면 칼슘 불균형, 역류성 식도염, 가슴 두근거림, 메스꺼움, 불면증, 기억력 손실, 치아 변색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항산화성분 중 클로로겐산은 철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빈혈인 젊은 여성은 커피 섭취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또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과 노인은 카페인 분해속도 느리므로 커피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학업이나 야근을 하면서 잠을 깨기 위해 마시는 사람이 많지만 카페인이 체내에 일정 수준 이상 축적되면 각성효과는 떨어지고 우울감 증가 등 부작용만 남는다.
카페인 일일 섭취기준량은 성인은 400㎎ 이하, 임산부는 300㎎ 이하, 어린이는 체중 1㎏당 2.5㎎이다. 시중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 한 잔에는 평균 124㎎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이 10분의 1 적다는 디카페인 커피도 항산화성분 함량은 똑같다. 지나친 항산화성분은 몸에 해롭기 때문에 자주 섭취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다.

그렇다면 흔히 말하는 카페인중독의 기준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카페인의 장기적·습관적 섭취를 ‘중독’이라는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카페인중독이라는 표현 자체가 모순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중독이라는 용어는 개인과 사회에 심각한 해를 미치고, 섭취나 복용을 끊었을 때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 한해 사용한다”며 “커피의 잦은 섭취가 마약이나 약물 중독처럼 개인 및 사회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고는 보기 어렵고, 담배를 끊었을 때처럼 눈에 띄는 금단현상이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에 카페인중독이라는 표현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정신질환협회는 하루에 카페인을 250㎎ 이상 섭취하면 카페인중독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페인중독 증상으로는 흥분·초조·불안·신경과민·불면·이뇨·위장장애 등이 나타난다. 이밖에 카페인을 매일 1000㎎ 이상 섭취해야 중독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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