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2013년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사마귀’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2009년 약 23만명에서 2013년 36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최근 5년 동안 연평균증가율은 12%를 기록했다.
사마귀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에 감염돼 피부나 점막에 양성 증식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발생 부위나 형태에 따라 △보통사마귀 △편평사마귀 △손발바닥사마귀 △성기사마귀 등으로 나뉜다. 보통 사마귀는 가장 흔한 형태로 보통 HPV 2, 4, 27, 29 형에 의해 나타난다.
HPV는 현재 약 100 여개의 형이 있는데 임상 양상에 따라 관련된 바이러스 유형이 다르다. 특히 16, 18, 31 형은 악성종양과 관련이 있다. 사마귀는 주로 접촉에 의해 전염이 된다. 한 사람에서도 발가락이나 손가락에 발생하면 접촉이 되는 바로 옆의 손·발가락에 전염돼 발생할 수 있다.
2013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726명이 진료받았으며, 이는 2009년(인구 10만명당 472명)에 비해 1.5배 증가한 수치다. 진료환자의 성별을 살펴보면 인구 10만명당 남성이 768명, 여성이 683명으로 남성이 약간 많았다. 연령별로는 10대가 인구 10만명당 196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9세 이하가 1429명, 20대가 956명 순으로 나타나 아동·청소년 환자가 많았다.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사마귀 진료인원 중 10대의 비중이 높은 것은 의학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바이러스성질환인 만큼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10대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사마귀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9년 182억원에서 386억원으로 늘었다. 진료비와 급여비의 최근 5년간 연평균증가율은 약 21%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마귀가 손등이나 전박부에 생긴 경우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비급여대상이다. 다만 발바닥, 발가락, 발 등에 생겨 보행이나 신발을 신는데 통증이나 불편을 느끼면 경우라면 급여 대상이 된다.
특히 발에 발생하는 사마귀는 티눈과 구별해야 한다. 사마귀는 누를 때보다 잡을 때 통증이 심하고, 표면을 깎아내면 점상 출혈이 나타나며, 신발에 닿거나 체중이 실리지 않은 부위에도 나타날 수 있고, 여러 병변이 모여 있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5년간 월별 환자수는 주로 4월부터 환자수가 증가하기 시작, 8월에 가장 많은 환자수를 보이고 있다. 이후 9월에 급격히 감소한 뒤 가을과 겨울에는 환자수의 두드러진 변화는 없는 편이다.
조남준 교수는 “사마귀는 특별히 계절을 타는 질환은 아니므로 봄부터 증가하는 이유는 알기 어렵지만 아마 봄부터 활동량이 증가하고 신체접촉이 늘면서 질환이 증가하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사마귀는 위치, 크기, 숫자, 환자의 나이, 성별 면역 상태 등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 한다.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사마귀 병변을 파괴하는 게 목표다. 현재 대부분 치료법의 완치율은 약 50% 정도이며, 재발률은 평균 25~50%이다.
크게 물리적인 치료법과 면역치료로 나뉜다. 물리적인 치료로는 △액화질소나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한 냉동치료 △수술적 절제 △전기소작술 △레이저치료 △포도필린 △살리릴산 치료 등이 있다. 면역치료로는 △DPCP △DNCB △인터페론 △이미퀴모드 등이 대표적이다.
사마귀는 접촉에 의해 전염되므로 직접 손으로 만지거나 잡아 뜯는 행위는 피한다. 특히 성기사마귀는 성 접촉에 의해 전염되고 악성으로 이행할 수 있어 상대방도 같이 진찰받는 게 좋다.
보통 사마귀나 편평사마귀는 자연치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마귀는 미용상 이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고, 통증을 유발하거나, 손발에 나타난 경우 손발톱의 변형을 가져올 수 있으며, 성기사마귀는 악성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