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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전신마취하면 아이 머리 나빠질까? … 대답은 ‘YES’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4-29 18:47:19
  • 수정 2016-01-07 10: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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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입마취제·아산화질소 등 주요 신경회로 기능 떨어뜨려 …기억력 점수 20% 낮아

성장기 어린이의 뇌는 시냅스(synapse)를 포함한 주요 신경회로가 생성되고 있어 전신마취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씨(37)는 수술을 앞둔 딸아이 걱정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수술 자체도 문제지만 얼마전 직장 동료가 “전신마취를 하면 아이의 머리가 나빠진다”고 말한 게 자꾸 신경에 거슬린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전신마취 부작용과 관련된 이야기가 넘쳐났다.

한국인의 교육열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대학진학률 1위 답게 한 해 국가 교육예산에 맞먹는 22조원이 사교육에 들어간다. 이런 현실에서 전신마취의 위험성은 부모에게 큰 관심거리다. 그렇다면 전신마취를 하면 머리가 정말로 아이의 머리가 나빠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다. 실제 전신마취에 쓰이는 약제가 아이의 학습능력장애 및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와 논문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아이의 뇌가 한참 발달하는 상황에서 전신마취를 하면 마취제가 뇌로 공급되는 산소를 막기 때문에 뇌 기능이 떨어진다는 내용이다. 더구나 이런 증상은 단 한 번의 전신마취로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한 살이 되기 전 전신마취 경험이 있는 어린이 28명의 기억능력을 마취 경험이 없는 같은 나이·성(性)과 비교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다양한 테두리 색상과 위치가 다른 그림을 보여준 뒤 기억해내는 실험에서 마취 경험이 있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점수가 20%나 낮았다. 공간인식테스트 점수도 21% 떨어졌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에서도 3살 이전에 전신마취 경험이 있으면 언어구사 및 인지능력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신마취 경험이 있는 3살 이전 어린이는 추리능력장애 발생 위험이 또래보다 1.73배나 높았다.

전신마취는 왜 어린이의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전신마취에는 대부분 흡입마취제와 아산화질소(Nitrous oxide)가 사용된다. 이들 제제는 두뇌의 산소결핍증을 일으켜 일시적 기억상실, 환각, 환청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뇌는 시냅스(synapse)를 포함한 주요 신경회로가 생성되고 있어 전신마취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시냅스는 수많은 신경세포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통로다. 만약 생성 과정에서 산소가 원활이 공급되지 못하면 시냅스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런 경우 뇌기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면서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일근 서울브레인신경과 원장은 “어린이는 참을성이 부족하고 움직일 때가 많기 때문에 작은 수술이라도 전신마취를 한다”며 “하지만 전신마취는 발육 상태인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위험성과 실효성 사이에서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생명을 다투는 수술은 어쩔 수 없겠지만 수면마취나 부분마취로 대체가 가능한 수술은 전신마취를 피하는 게 좋다”며 “어린이에 대한 마취는 수술결과는 물론 이후 발달 과정까지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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